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희생자 47일만에 장례식

입력 2022-02-27 11:36 수정 2022-02-27 11:38

지난달 광주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장에서 붕괴사고로 숨진 희생자 4명이 사고 47일만에 영면에 들었다.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희생자 가족협의회에 따르면 27일 오전 광주 서구 매월동 VIP장례식장에서 희생자 4명에 대한 발인식이 열렸다. 붕괴사고로 숨진 6명 중 가장 먼지 수습된 1명은 이미 장례를 치렀고 다른 1명은 타지역에서 별도로 장례를 마쳤다.

이날 장례절차를 밟은 희생자 4명은 광주에 연고를 둔 근로자들로 같은 장례식장에서 사흘간 장례를 했다.

합동 발인식을 가진 유족들은 사랑하는 아버지와 남편을 잃은 슬픔에 오열했다. 운구를 위해 입관을 한 목관 위에 국화 한 송이를 올린 뒤 먼저 떠난 이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며 통곡했다. 운구차량 앞에서 '못 떠나 보낸다'며 영정사진을 연신 매만지기도 했다.

한 유족은 조사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고 가슴 졸였습니다. 구조 소식은 없고 비참한 모습으로 돌아온 당신을 보면서 눈물마저 말라 가슴만 치며 통곡할 뿐입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혹한의 날씨에도 가족을 위해 희생하며 살아온 당신의 굵어진 손 마디와 흰머리를 잊을 수 없습니다"며 "우리는 당신을 영원히 가슴에 품고 기억하며 훌륭한 아버지로 남편으로 헌신한 당신의 삶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은 또 ”세상의 인연은 여기가 마지막이지만 우리는 당신을 영원히 가슴에 품고 기억하며 훌륭한 아버지로, 남편으로 헌신하신 당신의 삶을 기억할 것"이라며 "부디 좋은 곳에서 무거운 짐 내려놓고 영면하시길 기도하겠다“고 울먹였다.

유족들은 지난 8일 마지막 희생자 수습 이후, 시공사 HDC현대산업개발의 책임 있는 사과를 요구하며 장례를 연기해왔다.

장례와 별도로 합동 분향소를 차리고 지역 사회 조문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21일 HDC현대산업개발과 합의한 뒤 장례 절차에 돌입했다. 희생자 중 1명은 이날 연고지 강원도에서 발인식을 따로 열었다.

장례식장을 떠난 운구 행렬은 이날 오전 11시 광주 북구 영락공원에서 영결식을 가졌다.

붕괴사고는 지난달 11일 오후 3시 46분쯤 화정아이파크 201동 39층 타설 작업 중 23~38층이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창호·미장·소방설비 공사를 하던 하청 노동자 6명이 숨졌다. 사고 직후 매몰된 6명의 희생자를 수습하는 데에만 한달 가까이 걸려 유족들을 하염없이 애타게 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