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26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1931년 평안북도 강계에서 태어난 그는 1964년부터 이화여대 기독교학과 교수를 시작으로 한국조직신학회·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한국기독교학회 회장, 세계YMCA 총재 등을 역임했다.
1980년 민주화 인사라는 이유로 신군부의 합동수사본부에 끌려가 자술서를 쓰던 중 목사였던 아버지의 유업을 잇기로 한 뒤 장로회신학대에 진학해 신학 수업을 받고 목사 안수를 받았다. 이후 서울 강남구 현대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해 4년 동안 목회했다.
서 교수의 아버지인 서용문 목사는 평양에서 목회하다 1950년 북한군에 의해 ‘반공 목사’라는 혐의로 총살당했다. 이 일은 서 교수의 삶에 큰 영향을 줬다. 일생 그는 원수를 용서하는 길을 찾았고 이 일환으로 북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일을 쉬지 않았다.
그는 1988년 발표된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88선언) 설계자 중 한 명으로 일생 통일 운동에도 헌신했다.
유족들은 고인이 출석하던 서울 서대문구 봉원교회에서 예배만 드리고 따로 빈소를 차리지 않기로 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