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연대’ ‘러시아 손절’…반전 확산에 ‘보드카 퇴출’까지

입력 2022-02-27 09:22 수정 2022-02-27 09:39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보여주고 싶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우크라이나 대사관 앞 계단에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의미의 꽃다발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우크라이나의 자유가 영원하길’ 이라고 쓴 쪽지도 곳곳에서 보였다. 백악관 앞에서는 우크라이나 국기를 두른 시민들이 “스톱 푸틴” “전쟁 반대” 등의 푯말을 들고 반전 시위를 벌였다.

러시아 침공이 이어지면서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연대 움직임이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러시아를 비난하는 반전 시위도 계속되고 있다. 강렬한 저항에 나선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향한 응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연대 시위는 뉴욕 타임스퀘어와 애틀랜타 등 미국 전역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은 “우크라이나와 함께” “우크라이나인들이여 단결하라” 등의 팻말과 국기를 들었고, 우크라이나 국가도 불렀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는 전날 수십 명의 시위대가 러시아 영사관 밖에서 시위를 벌였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와 에버튼 선수들은 이날 경기 전 우크라이나 국기를 착용하고 경기장에 입장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선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이 경기 전 침묵의 시간을 가졌다.

러시아 배제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다. F1은 러시아 소치 그랑프리를 취소했고,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장소는 러시아에서 파리로 변경됐다.

AFP 통신은 “모스크바의 침공은 전 세계의 분노를 촉발했다. 전 세계 도시에서 규탄 시위가 열렸고, 유혈 사태 종식을 촉구하는 집회가 개최됐다”고 보도했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유엔 유럽 본부 밖에서도 수천 명의 시민들이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노란색 옷을 입고 모였다. 이들은 전쟁의 민간인 희생자를 상징하는 조각품 ‘부서진 의자’ 주변에서 러시아의 침공을 반대하며 우크라이나인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AFP는 “핀란드,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등 서방 동맹국에서도 러시아 규탄 목소리가 나왔다. 모스크바의 이웃 국가 침공의 여파는 유럽 전역에 반향을 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온라인에서도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러시아를 비판하는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트위터에는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는 의미의 해시태그 #StandWithUkraine, 러시아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판하는 #StopPutin, #StopRussia가 확산 중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의 주요 수출품 중 하나인 보드카가 국제적 분노의 표적이 됐다”고 보도했다. 뉴햄프셔 크리스 수누누 주지사는 “지역 내 매장에서 러시아산 술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오하이오주 마이크 드와인 주지사도 러시아산 보드카 구매 및 판매 중단을 발표했다. 버지니아주 루이스 루카스 상원의원은 주내 400곳 주류판매 매장에서 러시아 제품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러시아 내에서도 반전을 외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AP통신은 침공이 시작된 지난 24일부터 3000명 넘는 시위 참가자가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날도 수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시위가 이어졌다.

러시아 비정부기구(NGO) ‘OVD-인포’는 트위터를 통해 34개 도시에서 최소 492명의 반전 시위 참가자가 체포됐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침공을 비난하는 각계의 공개서한도 쏟아졌다. 의료계 종사자 6000명 이상이 이름을 올렸고, 건축가와 엔지니어 3400명, 교사 500명도 각각 서한에 서명했다. 언론인과 지방의회 의원, 문화계 인사와 다른 직능 단체도 서한을 발표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