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키예프에 대규모 공격 재개 “새벽 큰 폭발 잇달아”

입력 2022-02-27 08:49 수정 2022-02-27 10:46
27일(현지시간) 새벽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남서쪽에서 벌어진 큰 폭발로 어둠 속의 밤하늘이 붉은 빛으로 밝아진 모습. CNN특보 캡쳐.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공습이 26일 자정이 지난 27일 새벽 1시(현지시간) 전후부터 다시 대대적으로 시작됐다고 CNN이 보도했다.

CNN 특별취재팀은 이날 새벽 두 번의 매우 큰 폭발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주변에서 확인됐다고 전했다.

CNN는 이 폭발이 키예프 중심에서 약 20㎞ 떨어진 곳에서 보였으며, 이로 인해 칠흑같이 어둡던 밤하늘이 몇 분간 빛났다고 보도했다.

두 번째 폭발 역시 오전 1시(토요일 오후 6시) 직전 키예프 서부를 뒤흔들었는데, 이 역시 키예프의 공항 방향인 남서쪽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CNN 방송 캡쳐.

키예프에서는 앞서 26일에도 러시아의 공격이 끊이지 않고 계속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 CNN 등은 이날 우크라이나 현지시간으로 자정 가까운 시간에 실시간 라이브를 통해 “키예프의 믿을 수 있는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대적인 공습이 임박한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자정에 가깝고 시민들은 지난 이틀 동안에도 야간 공격을 견뎌야 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에는 러시아군의 미사일 또는 로켓 공격으로 키예프 공항 인근에 위치한 아파트가 크게 파손된 데 이어 밤에는 어린이병원을 공격해 어린이가 사망하고 부상당하는 피해가 잇따랐다.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인 TSN 보도를 인용, 러시아 포병이 키예프에 있는 어린이병원을 공격해 어린이 1명이 숨지고, 어린이 2명과 성인 2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토요일 밤인 이날 키예프는 여전히 포격을 받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폭발음이 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켓 공격으로 파괴된 우크라 키예프 아파트 건물. AP 연합뉴스

이날 오전 키예프 공항 인근에 위치한 한 아파트는 미사일 또는 로켓 공격을 받아 건물 외벽이 크게 파손됐다고 CNN 등이 전했다.

공격을 받은 아파트 사진을 보면 약 10층에 해당하는 건물 외벽이 크게 파손돼 검게 탄 내부 잔해들의 모습이 드러났다. 해당 공격에 따른 정확한 인명피해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예프 시장은 “러시아군의 키예프 공격이 밤새 지속되면서 어린이 2명을 포함해 5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다만 영국 국방부는 정보 업데이트를 기반으로 한 성명에서 이날 오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진격 속도가 느려졌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관리도 우크라이나 주변에 집결한 15만명 이상의 러시아군 대부분이 현재 전투를 벌이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해 “(수도 등 장악을 위한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하지 못해 점점 더 좌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우크라이나 전투기가 “적의 공격을 견디고 성공적으로 격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크렘린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협상이 고려되는 동안에 일시적으로 공격 중지를 명령한 것뿐이라고 주장하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아 다시 공격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부터 크림반도 북쪽 우크라이나 헤르손 주변에서 폭격 소리가 들렸고, 오전 11시에는 러시아가 장악한 크림반도와 헤르손을 연결하는 다리 주변이 연기로 뒤덮였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