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의 올여름 영국 투어 공연이 취소됐다. 런던의 로열 오페라 하우스는 2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볼쇼이 발레단의 공연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볼쇼이 발레단은 3년에 한 번꼴로 7~8월 중 런던을 방문,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 3주간 공연을 올렸다.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의 투어가 올해도 예정됐지만 로열오페라하우스는 “올여름 시즌 볼쇼이 발레단의 투어 공연 계획이 마지막 단계에 있었지만, 불행히도 현재 상황에서는 시즌을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 피아니스트 데니스 마추예프,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 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지지를 표명해 온 러시아 예술가들의 공연이 취소되거나 다른 예술가들로 교체된 바 있다. 하지만 앞으로 우크라이나 사태가 더 악화하면 볼쇼이 발레단뿐만 아니라 러시아 예술단체들의 투어 공연이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에서도 올해 러시아 오케스트라 및 아티스트의 내한공연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주최 측에서는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올해의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는 아예 러시아 예술가(단체)의 참가는 물론 러시아 시청자의 투표도 금지했다.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는 유럽방송연맹에 소속된 각국의 방송사가 매년 선발한 대표들이 모여 노래와 퍼포먼스를 겨루는 경연 대회다. 유럽 생방송 교환 시스템 ‘유로비전’을 통해 40여 개 회원국의 TV와 라디오로 생중계된다. 예전보다 인기가 줄긴 했지만 2021년 기준으로 시청자가 1억 8300만 명에 달하는 세계적인 행사다. 올해 개최국은 이탈리아이며, 마지막 공연은 5월 14일 토리노에서 열린다.
유럽방송연맹 노조는 25일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를 고려할 때 올해 대회에 러시아를 참가시키는 것은 대회를 더럽히는 것이다”고 밝혔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