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티’ 엄성현 “지금이 기세 타고 나아갈 적기”

입력 2022-02-26 19:59

‘사령관’으로 불리는 ‘엄티’ 엄성현이 최근 팀 내에서 맡은 역할을 줄였다고 밝혔다.

엄성현의 소속팀 프레딧 브리온은 26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KT 롤스터와의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 정규 리그 2라운드 경기에서 2대 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길었던 4연패에서 탈출했다. 4승8패(-5)가 돼 KT와 함께 공동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엄성현은 이날 1세트 리 신, 2세트 헤카림을 플레이해 팀 승리에 이바지했다. 2세트 땐 상대 주력 딜러인 ‘에이밍’ 김하람(아펠리오스)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플레이로 POG 포인트를 받았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그는 “지금이 기세를 타고 나아갈 적기”라며 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5경기 만에 승점을 추가했다.
“오늘 경기력이 마음에 든다. 다른 팀들을 보면 기세를 타고 올라가는 경우가 많더라. 우리는 아직까지 기세를 탄 적이 없었다. 지금이 연승을 쌓아갈 적기다 싶어 다음 경기 생각이 많이 난다.”

-4연패 기간에 팀원들과 어떤 피드백을 주고받았나.
“운영과 관련한 피드백이 많이 나왔다. 감독님께서 내 과부하를 염려하셨다. 그동안 간단한 상대 와드 개수 체크부터 드래곤, 전령, 순간이동 체크까지 자잘한 것들을 내가 대부분 담당해왔다. 그러다 보니 정작 내 플레이가 꼬이더라. 내가 혼자서 감당할 수 없다는 걸 선수들도 이해해줬다. 최근에는 ‘라바’ 김태훈이나 ‘딜라이트’ 유환중이 분담하고 있다.”

-레드 사이드에서 유난히 승률이 저조했다.
“레드 사이드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팀 내부적으로는 그런 이유도 알고 있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리 신을 자신 있게 고르지 못했던 게 컸다. 그렇지만 최근 연습 과정과 오늘 경기를 통해 그동안의 어려움을 해소했다고 본다.”

-2세트 도중 ‘명석함의 아이오니아 장화’를 팔고 ‘판금 장화’를 산 이유는 무엇인가.
“당시에 제어 와드를 살 아이템 칸이 부족했다. ‘파수꾼의 갑옷’을 살만큼의 골드가 있었지만 와드를 구비해둘 칸이 필요해 신발을 바꾸는 걸 베스트로 봤다. 또한 헤카림의 스킬 가속은 20~30정도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데, ‘터보 화공 탱크’에 스킬 가속 +20의 능력치가 붙어 있다.”

-2세트 초반 상대의 블루 카운터 정글링에 노련하게 대처했다.
“1레벨, 2레벨 싸움은 세상에서 제일 잘할 자신이 있다. 바텀 듀오에게 올라올 준비를 하라고 콜하면 상대 정글러가 무조건 밀려날 거라고 예상했다. 상대가 칼날 부리를 사냥한 걸 본 뒤 바로 적 블루로 들어가겠다고 콜했다. 신 짜오가 바텀 다이브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강제로 만들었다.”

-1~2레벨 싸움에 유독 자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많이 맞아봐서.(웃음) 어렸을 때 많이 맞아봐서 늘었다. 젠지 고동빈 감독과 ‘피넛’ 한왕호 선수한테 1레벨에 많이 당해봤다. 이제 말린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가, 내가 말렸을 때 할 수 있는 최선의 플레이는 무엇인가에 대한 연산 속도가 빠른 편이라 자부한다.”

-다음 상대는 한화생명e스포츠다. 코로나19로 전력이 온전하지 않은 상황이다.
“우선 한화생명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철저히 방역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안타깝다. 상대 팀에 잘하는 선수가 빠진다고 해서 기쁘다거나 그런 건 일절 없다. 2군 선수들도 잘한다. 진지하게 임하고, 실수하지 않겠다.”

-끝으로 인터뷰를 통해서 하고 싶었던 얘기가 있다면.
“연패가 길어져 최근 인터뷰할 기회가 없었다. 최근 임우택 대표님께서 고가의 브랜드 갈비를 사주셨다. 선수·코치끼리 농담처럼 한 말이었는데 정말 사주실 줄은 몰랐다. 잘 먹었다는 감사의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다. 4연패 기간에도 꾸준히 박수를 보내주신 팬분들께도 감사하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