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흘째를 맞은 26일 아침(현지시간) 영상을 통해 건재를 알리며 저항 의지를 강조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남아 있다면서 “우리는 무기를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전날 “우크라이나군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요구에 응해 저항을 끝내고 무기를 내려놓으면 언제든 회담할 준비가 돼 있다”며 사실상 항복을 전제로 회담을 할 수 있다는 제안에 답을 내놓은 셈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있는 자신의 집무실 밖에서 촬영된 셀피 형식의 비디오 영상을 통해 자신은 키예프에 머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는 아직 여기에 있다. 우리의 무기는 진실되기 때문에 우리는 무기를 내려놓지 않을 것이며 조국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가 항복했거나 도망쳤다는 소문은 가짜 뉴스라고 비난했다.
세르게이 니키로프 대통령 대변인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크라이나는 언제나 평화와 정전을 놓고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 그것이 영구적인 우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제안도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은 우크라이나와 협상을 위해 벨라루스 민스크에 고위 대표단을 보낼 의향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전날 미국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러시아군에 체포되거나 살해될 위협에 처했다며 피신할 것을 권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독립과 국가를 지키기 위해 키예프에 남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