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세 엄마의 딸 ‘미아’… 우크라 전쟁통에 태어난 희망

입력 2022-02-26 15:41 수정 2022-02-26 15:44
우크라이나의 한 대피소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진 아기와 엄마. 출산을 도운 의료진은 엄마의 허락을 받아 사진을 SNS에 공개했다고 말했다. SNS 캡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피란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한 대피소에서 25일(현지시간) 아이를 출산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 소식은 SNS를 타고 삽시간에 전파되면서 ‘전쟁터의 희망’ ‘포격 속 출산’ 등이라는 반응을 얻고 있다.

우크라이나 의회 공식 트위터 등에 따르면 이날 한 여성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있는 지하철역에서 산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하철역은 러시아의 폭격을 피해 시민들이 모여 있는 대피소였다. 시민들은 운행이 중단돼 플랫폼에 서 있는 열차 등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트위터를 통해 “한 여성이 키예프 지하철역에서 아기를 낳았다” “우리에게 희망을 전하는 소식”이라며 한 아기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 속 아기 뒤편으로는 대피해 있는 시민들이 근심에 찬 표정으로 앉아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우크라이나 의회 SNS 계정에 올라온 아기의 모습

아기의 이름은 미아(Mia)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23세 우크라이나 여성이 딸을 출산했다. “미아는 이날 밤 키예프 폭격으로 인한 스트레스 환경 속에서 태어났다”고 우크라이나 한 정치인은 SNS를 통해 전했다. 아기의 엄마는 대피소에서 산통을 겪던 중 경찰 등의 도움을 받아 급히 병원으로 이동했고, 의료진이 출산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곳곳에선 치열한 교전이 진행 중이다. 러시아군이 지상군을 투입하면서 폭발음이 들리거나 총격전이 벌어진다는 소식이 속속 전해졌다. 미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NBC방송을 통해 “러시아가 병력과 장비에서 압도적 우위에 있음에도 이날 기세가 다소 꺾였다”고 밝힌 바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야간 공격을 앞두고 “적이 우리의 저항을 무너뜨리려고 모든 병력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어디에서든 적을 막아 달라”고 국민들에게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수도를 잃을 수는 없다”고도 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