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6일 “비싼 평화가 이긴 전쟁보다 낫다”고 말했다. 북한과의 접경지역인 경기 파주 평화누리공원 주차장에서 펼친 유세에서 북한과의 협력에 기반한 대북 정책 기조를 천명한 것이다.
이 후보는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벌어져서 16세부터 60세 남자는 출국이 금지됐다”며 “전쟁터에 보내야 하기 때문인데 얼마나 잔인한 소리냐”고 말했다.
그는 “전쟁은 정치인들이 결정하는 데 죽어가는 건 결정에 참여하지 못한 젊은이들”이라며 “(지도자는) 전쟁위협이 고조될 수 있게 하는 일은 절대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선제타격’ 발언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의 파주 유세는 ‘드라이브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넓은 주차장에 지지자들이 차량을 세워놓고 이 후보의 연설을 듣는 방식인데, 대선 선거운동 사상 처음으로 시도됐다.
평화누리공원 주차장에는 주최 측 추산 800여대의 차량이 빼곡히 들어서 이 후보의 연설을 들었다. 지지자들은 경적소리와 방향지시등, 와이퍼 등을 이용해 이 후보 연설에 호응했다.
이 후보는 ‘북한 어디를 가보고 싶냐’는 한 지지자의 질문에 “가고 싶은 곳은 개마고원”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대규모 재생에너지, 태양광, 풍력 발전소를 만들어서 전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개마고원) 바람·태양은 엄청난 자원”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실용외교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남북관계도 미중관계도 복잡하지 않냐”며 “엄청난 노력을 들여서 설득하고, 이익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확 선제타격 해 버릴라. 핵 포기해 자식아’ 이러면 되겠냐”며 “대화하고, 협력하고 작은 틈새를 찾아 노력하고, 북한과 함께 동의할 수 있는 안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주가조작 의혹을 정면 비판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주가조작이 다 드러났는데 처벌도 안한다”며 “뻔뻔하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주가조작의 ‘조’자만 나와도 싹 털어서 절대 다시 돌아올 수 없도록 확실히 격리하겠다”고 말했다.
파주=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