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출연이 취소된 러시아 피아니스트의 대타로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 섰다.
카네기홀은 25일(현지시간) 오전 조성진이 이날 오후 8시 야닉 네제 세겡이 지휘하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에 협연자로 나선다고 밝혔다. 당초 이날 공연은 러시아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의 지휘에 러시아 피아니스트 데니스 마추예프가 협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게르기예프와 마추예프가 지난 2014년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합병을 지지한 것이 문제가 돼 공연에서 배제됐다.
카네기홀과 빈필은 24일 지휘자를 먼저 바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음악감독 야닉 네제 세겡의 출연이 결정됐다. 하지면 협연자가 발표되지 못했는데, 공연에 임박해 조성진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카네기홀은 이날 연주를 위해 독일 베를린에서 뉴욕으로 온 조성진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카네기홀은 홈페이지에 “매우 촉박했던 연락에도 출연에 동의하고 베를린에서 와준 조성진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2015년 한국인 최초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은 지난 2017년 카네기홀에 데뷔한 적 있지만 빈필과의 협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성진은 이날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한다. 25~27일 빈필의 카네기홀 공연 프로그램은 모두 라흐마니노프인데, 25일만 협연자가 나오는 프로그램이다. 조성진은 어렵기로 유명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겨우 몇 시간 연습하고 무대에 올랐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