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 아버지와 우크라이나 어머니를 둔 러시아 출신 귀화 방송인 일리야 벨라코프(40)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에 트위터에 남긴 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리야는 지난 24일 오후 1시쯤 자신의 트위터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우크라이나 국기 이모티콘을 올렸다. 일리야가 트윗을 올린 시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면전을 개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다.
우크라이나 국기 이모티콘 하나만 올렸을 뿐 직접적인 코멘트는 없었지만, 부모의 나라 사이에서 벌어진 전쟁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리야는 어머니가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러시아 직업군인인 아버지가 우크라이나로 파견 갔다가 만나서 결혼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사연에 누리꾼들은 일리야의 트위터에 위로의 댓글을 남기며 이 같은 상황이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긴급연설 형식으로 “우크라이나의 위협을 용인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특별 군사작전을 선언했다. 발표 직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북부 3면에서 일제히 공격을 개시했다.
러시아군은 지난 25일에도 미사일 등으로 동서남북 사방에서 동시다발 공격을 가하며 진군을 강행했다. 일부 부대는 수도 키예프 외곽까지 진격해 저지하는 우크라이나군과 교전을 벌였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키예프 함락은 실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이틀 만에 키예프를 둘러싸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정전협상을 선택지로 검토하고 있으나, 저항 수위는 낮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82년 소련 체제 아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태어난 일리야는 지난 2014년 JTBC 글로벌 예능 ‘비정상회담’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당시 방송에서는 프로그램 형식에 따라 주로 러시아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했지만, 2016년 대한민국 국적으로 정식 귀화했다. 현재는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방송 출연 및 강의 등으로 한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