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함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군이 수도(키예프)를 몰아칠 것”이라며 야간 총공세를 예상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키예프 함락은 실제 가능성이다. 우리는 러시아가 계속 진전하는 걸 본다”며 “러시아는 계속 키예프를 향해 전진한다. 그래서 실제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앞서 지난 21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루간스크 독립을 일방 인정했다.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제재와 경고에도 24일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무력 침공을 감행한 상황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앞서 러시아 병력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포위할 가능성을 경고했으며, 수일 내에 키예프가 함락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제재 외에 미국의 추가 개입 필요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와의 긴장이 고조되자 동유럽 지역에 자국 주둔 병력 및 유럽 기배치 병력을 재배치하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내부 직접 파병은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사키 대변인은 “대통령은 세계를 이끌고 푸틴의 행동에 맞서기 위해 그의 권한 내에서 거의 모든 일을 하고 있다”면서도 “미국 병력을 우크라이나 안에서 싸우게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파병에 선을 그었다.
AFP, dpa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키예프 관련 특별 알림’ 화상 연설에서 “수도를 잃을 수는 없다”면서 “적이 우리의 저항을 무너뜨리려고 모든 병력을 총동원할 것이다. (국민들은) 어디서든 적을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이틀 만인 이날 키예프를 에워싸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국가총동원령을 내려 민간인과 기간시설을 전시체제로 전환해 러시아의 점령 시도에 저항하고 있다. 수도 키예프 외곽에는 러시아 전차, 보병, 공수부대원들이 침투를 준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정전협상을 선택지로 검토하고 있으나 저항 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