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군을 향해 지도부를 제거해 정권을 장악하도록 촉구했다고 AFP·로이터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온라인 화상으로 주재한 러시아 국가안보회의에서 “우크라이나군 인사들에게 다시 한 번 호소하겠다. ‘네오 나치’(신나치주의자)가 당신의 가족과 노인들을 인간 방패로 앞세우도록 허용하지 말라”며 “당신의 손으로 권력을 잡아라. 그러면 합의에 이르는 게 더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러시아군에 맞선 우크라이나군 내부를 혼란에 빠뜨리려는 선동전으로 볼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같은 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에서 “우크라이나와 고위급 협상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소식은 중·러 정상 간 전화통화 소식을 전한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을 통해 전해졌다.
하지만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도네츠크·루간스크공화국 외교 당국자들과 회담한 뒤 “우크라이나군이 무기를 내려놓으면 언제든 회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항복을 대화의 전제로 내세운 것이다.
도네츠크·루간스크공화국은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봉기한 친러시아 반군 세력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1일 대통령령으로 자칭 공화국인 두 지역에 대한 독립국 지위를 승인하고,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파병을 명령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지난 24일 시작됐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화상 국가안보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영내에서 진격 중인 러시아군을 향해 “용감하게, 전문적으로, 영웅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