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5일 TV토론에서 외교안보 분야 공약을 놓고 맞붙었다.
특히 두 후보는 윤 후보가 내세운 ‘대북 선제타격론’을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전쟁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외교적으로 협의나 소통을 하면서 철저하게 (평화를) 관리해야지, 큰소리 뻥뻥 친다고 되느냐”며 “이런 걸 갖고 ‘안방 장비’라고 한다”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이 날아오는데도 저런 말씀을 하셔서 (이 후보가) 군 통수권자와 대통령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참 많이 걱정이 된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외교안보를 포함해 정치 분야를 주제로 열린 이번 TV토론에서 “전쟁은 정치인이 결정하고, 전장에서 죽는 것은 젊은이”라며 “윤 후보는 너무 거칠고 난폭하다”고 공격했다.
이 후보는 이어 윤 후보의 선제타격론에 대해서도 “전쟁 개시 아니냐”면서 “(선제타격) 그런 이야기를 쉽게 하는데, 이제 좀 (내용을) 파악도 하고 우크라이나 사태도 있으니 좀 자제하고 철회할 계획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이 후보는 안보관이 부족하고 내용을 잘 모르시는 것 같다”면서 “평화라는 것은 확실한 억지력을 가져야만 평화가 유지되는 것이고, 선제타격 능력을 확보하고 그 의지를 보일 때만 전쟁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도 설전을 벌였다. 이 후보는 “무력으로 억지해 전쟁에서 이기는 것은 하책”이라며 “다 부서지고 죽은 후에 이기면 무엇 하겠는가. 우크라이나 상황이 심각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고, 더 중요한 것은 싸울 필요가 없게 만드는 평화”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그런 식의 유약한 태도를 가지고는 오히려 더 평화가 위협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윤 후보는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는 종이와 잉크로 된 협약서 하나 가지고 국가의 안보와 평화가 지켜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또 여권의 종전선언 추진에 대해선 “우크라이나와 동일한 위협을 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특히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새롭게 포괄 안보동맹을 하겠다’면서 내세운 것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미) 합의된 내용”이라며 “윤 후보가 빙하 타고 온 둘리 같다”고 꼬집었다.
이에 윤 후보는 “팩트에 근거해서 정상적인 질문을 하시라”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윤 후보는 이 후보를 겨냥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지금 원자재,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고 금융 불안이 일어날 수 있고 국내 안보 위협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 후보가 우크라이나 침공이 터지니까 ‘지구 반대편의 먼 나라 일이고 우리하고 무관한 일’이라고 처음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윤 후보는 정말로 거짓말을 아주 자주 하는 것 같다”며 “제가 드린 말씀은 ‘먼 나라 일인데 우리나라의 주가가 떨어질 만큼 영향이 있다’고 말한 것이다. 일부를 떼어서 그렇게 왜곡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신경전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윤 후보에게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를 여전히 주장하나”라고 질문했고 이에 윤 후보는 “그런 주장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받아쳤다.
문동성 오주환 손재호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