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고위급 협상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은 25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날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로 우크라이나 상황을 논의했다”며 푸틴 대통령이 이렇게 말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소통은 지난 4일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21일 만의 일이다. 다만 푸틴 대통령의 발언에서 ‘고위급 협상’의 조건은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았다.
러시아는 이미 우크라이나에 대화의 전제를 ‘항복’으로 제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일부를 장악하고 러시아로부터 독립국 승인을 얻은 도네츠크공화국(DPR)과 루간스크공화국(LPR) 외교 당국자들과 회담한 뒤 “우크라이나군이 무기를 내려놓으면 언제든 회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과 전화통화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역사적 배경, 군사행동을 감행한 입장을 설명한 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오랫동안 러시아의 합리적 안보 우려를 무시하고 약속을 거듭 어겼다. 군사를 계속 배치해 러시아의 전략적 마지노선에 도전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시 주석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중국은 우크라이나 문제의 시비곡직을 근거로 입장을 결정한다. 냉전적 사고를 지양하고 각국의 합리적 안보 우려를 중시·존중한다. 협상을 통해 균형 있고 효과적이며 지속가능한 유럽 안보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화답했다.
다만 “각국의 주권 및 영토 보전을 존중하고,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을 준수한다는 중국의 기본 입장은 일관된 것”이라고 했다. 나토의 유럽 내 세력 확장을 경계하는 러시아를 지지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중국과 러시아는 모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