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안철수·심상정에 “공감” 손짓… 정작 반응은 ‘냉랭’

입력 2022-02-25 20:53 수정 2022-02-25 21:12
25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에서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5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대통령 권력 분산 공약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 “저와 (생각이) 거의 다른 게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향후 대선 과정에서 연대와 협력을 의식해 안 후보와 심 후보에게 ‘생각이 다르지 않다’는 메시지를 반복해 던졌다.

그러나 심 후보는 “말보다 실천이 중요하다”며 이 후보에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안 후보도 이 후보를 향해 “(권력 분산 관련 이 후보의 대답이) 곁다리만 돈 것 같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두 번째 TV 토론회에서 권력 분산 방안에 대해 “정치가 정치인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게 가장 심각한 문제다. (거대) 양당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구조를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심 후보와 안 후보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비례제를 비롯한 선거제 개혁 통해 제3의 세력이, 각 정치 세력이 정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통합 정부, 국민 내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심 후보는 토론에서 제왕적 대통령제 개편과 총리 국회 추천제, 다당제 등을 공약했다. 안 후보도 분권형 대통령제와 대선 결선 투표제, 중대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 도입을 언급했다.

대선을 12일 앞둔 시점에서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박빙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이 후보는 상황 반전을 위해 다당제를 포함한 정치개혁안을 발표하며 소수정당과의 민심 단일화를 꾀하는 상황이다.

25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에서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가 그 연장선에서 안 후보, 심 후보와 비슷한 정치개혁 구상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심 후보는 “민주당이 내놓은 정치개혁 방안은 새로운 게 아니고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이 계속 공약으로 냈지만 실천이 안됐다”며 “이번 대선에서 득실을 따지고 이를 이용할 생각하지 말고 민주당의 정체성 회복 차원에서 꼭 실천하라”고 쏘아붙였다.

안 후보는 이 후보에 대해 “개헌 이전에 할 수 있는 대통령 권력분산 방법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 후보는 “국회의 기능을 강화하고, 감사원을 국회로 옮기겠다”고 답했다.

이에 안 후보는 “이 후보가 제가 물어본 것 자체에 대한 답을 안했다”며 “청와대 비서관이 우리나라 전체를 운영하는 기형적인 행태를 고쳐야 한다. 그것이 정상화인데, 그런 대답을 안해 실망스러웠다”고 지적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