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하루 만에 수도 키예프 앞까지 진격해 공세를 이어갔다. 키예프 시내에서 25일(현지시간) 오전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의 교전이 시작돼 총성이 들린다는 AFP통신 보도가 나왔다.
AFP통신은 “우크라이나에 있는 자사 기자가 키예프 북부 오볼론스키에서 소총 발사와 폭발 소리를 들었다”며 “거리의 시민들은 몸을 피해 달아났다. 더 큰 폭음은 시내 중심부까지 들렸을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지난 24일 키예프 외곽까지 진격했다. 러시아 기갑부대가 우크라이나 현지시간으로 이날 새벽 키예프 32㎞ 앞까지 다가갔다고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하원에 전황을 보고했다.
러시아 기갑부대는 벨라루스를 거쳐 우크라이나로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 북쪽에 있는 친러시아 정권 국가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국경을 넘은 러시아군도 키예프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은 이날 새벽 키예프로 미사일 공격을 재개했다. 한밤중 하늘을 환하게 비출 만큼 섬광이 발생했고, 여러 차례 폭음이 울렸다는 외신 보도가 전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오전 4시부터 미사일 공격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안톤 헤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고문은 이날을 “러시아와 전쟁에서 가장 힘든 하루가 될 수 있다”며 “수도 방위군이 서방 국가에서 들인 대전차 미사일로 무장하고 러시아군 기갑부대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황에 대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주장은 엇갈린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 150여명이 항복했고, 공군 공항 11곳을 포함해 군용시설 118곳을 무력화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거의 모든 방향에서 진격을 저지당했다”며 러시아군에 800명의 병력 피해를 줬고 탱크 30여대, 군용 차량 130여대, 군용기 7대, 헬리콥터 6대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