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에도 약진… 외국인 매도는 계속 [3분 국내주식]

입력 2022-02-25 17:57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24일(현지시간) 열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시위에서 한 남성이 나치 독일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를 새긴 러시아 국기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지수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 고조에도 약진에 성공했다. 코스피지수는 25일 27.96포인트(1.06%) 오른 2676.76에 장을 마쳤다.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위험이 글로벌 증시 전반에 과매도 국면을 형성한 상황에서 저가 매수세가 대거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밤 미국 뉴욕 증시의 분위기 반전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안 발표로 뉴욕 증시가 상승 전환하며 국내 증시도 동조화되는 흐름을 보였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긴장감 지속과 3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50bp 금리인상 가능성이 대두되며 미국 지수선물이 하락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1. 외국인 매도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위기는 외국인들의 이탈을 불러일으켰다. 위험자산, 특히 신흥국 주식에 대한 경계심리가 커지자 상대적으로 외국인 비율이 높은 대형주에서 우선적으로 매물이 출회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번 한 주(21일~25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379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도 1조859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은 2조3123억원을 순매수하며 하방압력을 지탱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뱉고, 개인이 그대로 담는 형국이다.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에서도 이러한 동향이 잘 드러난다. 외국인과 기관은 한 주 동안 삼성전자 주식을 각각 1066억원, 4228억원씩 순매도했다. 이 기간 개인은 5218억원 사들이며 맞섰다. 삼성전자는 한 주 동안 3.09% 하락하며 7만1900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7만1000원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11월30일 이후 처음이다.

2. 외국인 동향 보니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무엇일까. 한 주 동안 외국인은 SK스퀘어를 841억원 규모로 가장 많이 사들였다. HMM이 760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카카오뱅크(722억원), 하나금융지주(680억원), 카카오(521억원)도 순위권에 포진했다.

대체로 배당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많이 담았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주당 고정배당금을 1000원에서 1천200원으로 올리고 분기 배당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기준 20.1%의 지분을 보유한 SK스퀘어도 배당 수익 향상이 기대된다. HMM도 지난해 4분기 이익잉여금이 흑자로 돌아서며 올해부터 배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머지않아 주주 환원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대로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상위 5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2811억원), 삼성전자(2346억원), LG화학(2287억원), 하이브(1437억원), 현대차(1131억원)로 집계됐다.

3. 카카오 [035720]

카카오가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는 소식에 강세를 보였다. 카카오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4.89%(4400원) 오른 9만44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카카오는 전날 장 마감 후 보통주 323만 9741주를 자사주 소각 방식으로 감자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감자 비율은 보통 주식 0.73%로, 감자 전 자본금은 447억원에서 443억원이 된다. 카카오 측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감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자사주 취득 후 소각은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받는다. 자본금은 그대로인 채 유통주식 수만 감소해 투자자 보유 주식의 주당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자사주 소각은 사상 처음으로, 최근 발표한 중장기 주주 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최근 경영진 ‘먹튀 논란’과 금융 당국 규제 등으로 주가가 하락한 만큼 주가가 저평가돼있다는 신호를 주기 위한 유도책으로도 볼 수 있다. 카카오는 지난 11일 진행된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향후 3년간 카카오 별도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의 15%에서 30%를 재원으로 이 중 5%를 현금배당, 10%에서 25%를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사용한다고 약속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여의도 산책. [3분 국내주식]은 동학 개미의 시선으로 국내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루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