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5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문건 보따리’를 배수구에서 찾아냈다고 밝힌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건진법사가 신기가 있다고 하니까 장소를 점지 받아서 확인한 건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건진법사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무속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증거를 인멸하려고 했다고 하면 고속도로 가는 시간에 손으로 찢어서 버렸겠다. 그런데 고속도로까지 가서 누가 발견되기를 바라는 것처럼 (됐는데) 저는 이게 좀 의심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더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선거 기간에 확인하지도 않은 문건을 이렇게 뭐가 있는 것처럼 떠든다는 거다”라며 “하수구에서 발견된 문건이 증거로서의 가치가 있나”라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물었다.
이에 박 장관은 “이미 수사상으로 다 스크린된 문건”이라며 “현재의 수사 경과에 다 반영되어 있다”고 답했다. 서울중앙지검도 “국민의힘이 제시한 3건의 문건은 수사팀이 지난해 압수했다”며 “그 중 공소사실과 관련한 2건은 재판에 증거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 의원은 “내용상으로는 새로운 게 없다고 보인다”며 “그 안에 있는 내용이 사실인지 여부가 검증이 되어야지 의혹제기로서의 가치가 있는 것인데, 무턱대고 검증도 안 하고 마구잡이로 터뜨리는 것이 너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버려진 대장동 문서 보따리를 입수해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원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의 핵심 실무책임자였던 정민용 기획팀장의 대장동 문서 보따리를 입수했다”면서 지난 2월 13~14일쯤 안양-성남 간 제2경인고속도로 옆 배수구에 버려져 있던 검푸른색 천가방 속에 든 서류 뭉치를 익명의 제보자가 발견해 국민의힘 측으로 제보했다고 설명했다. 문건 일부는 물에 젖거나 낡아 훼손된 상태로 전해졌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