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김혜경 제보자, 살라미 전술…그러니 사과도 못하지”

입력 2022-02-25 10:14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옛날에 칼 찌른 다음에 돌리지 마라 그랬어요.”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나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씨 관련 의혹을 연이어 폭로하고 있는 제보자 A씨를 향해 이같이 말했다.

조 의원은 “살리미(전술)로 계속 하고 있는데 효과적일지 모르겠다”며 “있는 대로 한 번에 전모를 밝히는 게 낫지 매일 조금씩 이렇게 하는 건 좋아보이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의 발언은 김씨 관련 제보가 소위 말하는 ‘살라미 전술’로 얇게 쪼개듯 연속해서 나오는 상황을 가리킨 것이다. 현재 조 의원은 민주당 선대위 공동상황실장을 맡고 있다.

그는 “한꺼번에 다 털어야지”라며 “그러니까 (김혜경씨가) 사과를 제대로 시원하게 못하는 것이다. 한 다음에 또 뭐가 나올지 모르니까”라고 토로했다. 이에 진행자 중 한 명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그 말씀에는 저도 동의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전 경기도청 7급 공무원 A씨는 김씨의 수행비서로 알려진 5급 공무원 배모씨와 통화 녹취·문자메시지 내역 등을 잇달아 언론을 통해 폭로하고 있다. 이른바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옆집 의혹’ 등은 모두 A씨의 제보에서 비롯된 것이다.

조 의원은 경기주택도시공사가 이 후보 자택 옆집을 직원 합숙소로 사용하면서 불법 사전 선거운동을 벌였다는 국민의힘 측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이재명 후보는 옆집이 누구인지 신경 안 쓰고 살았다”고 반박했다.

또 이 후보 자택과 옆집에 비밀 통로가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닌 걸로 된 것 같다. 그래서 고발이 된 걸로 안다”고 했다. 앞서 이 후보 측은 관련 사진이 다른 지역 아파트 사진을 조작한 것이라며 “가짜뉴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진을 유포한 국민의힘 관계자들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 조치했다.

그는 오히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국민의힘이) 경기주택도시공사 사택 중 하나가 왜 이재명 후보 옆집이냐, 이건 뭔가 음모가 있지 않느냐, 이게 어떻게 우연이냐(고 주장한다)”라며 “그러면 민주당에서는 왜 김만배 누나가 산 집이 하필이면 윤석열 후보 아버지 집이냐. 이게 어떻게 우연이냐, 보은이지(라고 응수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무조건 우연이고, 너는 필연이야 이건 무리가 있다”며 “그러니까 그럴 수도 있다는 여지는 서로 간에 인정을 좀 해줘야 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진 전 교수가 ‘옆집 의혹’을 두고 “초밥 10인분 등 수십 인분의 음식이 주기적으로 전달됐는데,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못 내고 있다”고 지적하자 조 의원은 “그걸 제가 어떻게 아느냐”며 답답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선거가 2주 남았다. 날로 심각해져 가는 양극화,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는커녕 점점 심해지고 있지 않느냐”며 “이런 상황에서 지금 디지털 전환시대, 또 4차 산업혁명, 거기다가 미중 패권,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파도에 직면한 대한민국 항로를 어떻게 설정한 것인가 이런 걸 두고 싸우는 후보를 보고 싶은 거지, 초밥 이건 아니다”라고 과열된 의혹 제기에 대해 문제 의식을 드러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