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 샌드박스 ‘도브’ 김재연이 포지션 변경 후 처음으로 정규 리그 반환점을 돈 소회를 밝혔다.
리브 샌박은 24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한화생명과의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 정규 리그 2라운드 경기에서 2대 0으로 이겼다. 리브 샌박은 4승7패(-7)가 돼 7위로 두 계단 올라섰다. 한화생명은 3승8패(-7)로 프레딧 브리온과 같이 공동 꼴찌(10위)로 내려갔다.
김재연은 이날 나르를 두 차례 골라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2세트 땐 막판 내셔 남작 한타에서 궁극기 ‘나르!’를 상대 3인에게 적중시켜 게임을 캐리했다. 그는 이 활약상을 인정받아 시즌 세 번째 POG 포인트를 받았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김재연은 “코칭스태프가 잘 짜준 조합의 힘이 잘 나타났다”며 공을 코치들에게 돌렸다.
-한화생명 상대로 시즌 4승째를 거뒀다. 오늘의 승리 요인은 무엇이라 보나.
“3승권 팀 간 ‘멸망전’을 이겨서 다행스럽단 생각부터 든다. 졌다면 정말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갔을 것이다. 어젯밤 잠자리에 들기 전 ‘내일은 이길 것 같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느꼈다. 상대가 코로나19 때문에 주전 라인업에 변화를 준 게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끼친 것 같다.”
-잠들기 전 머릿속에서 그렸던 대로 실제 게임이 풀리던가.
“그렇지는 않았다. 첫 세트는 정말 ‘망한 게임’을 살려냈다. 코칭스태프가 잘 짜준 조합의 힘 아닐까. 우리의 중후반 플레이가 상대방보다 더 낫기도 했다. 게임 내에서 어떤 것이든 확고한 뜻을 가지고 시도한 게 주효했다. 완벽하진 않지만, 이전보단 나아졌음을 느낀다.”
-경기 후 POG 인터뷰에서 “최근 스크림 결과가 좋지 않다”고 밝혔다.
“한 팀과 하루에 여섯 판씩, 두 차례 붙었는데 11연패를 하고서 마지막 한 판을 겨우 이겼다. 물론 이건 극단적인 예시이고, 매일 그런 성적을 거두고 있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대체로 스크림을 하면 반타작 미만의 성과를 거두고 있어 걱정이 크다.”
-오랫동안 미드라이너로 활동해온 만큼 탑라이너 챔피언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할 듯하다.
“나르도 그렇고, 다른 챔피언들 간 맞대결 구도도 어렵다. 대회에서 탑라이너로 활동하는 건 이번 시즌이 처음이고, 솔로 랭크에서 모든 구도를 소화해본 게 아니다 보니. 오늘도 나르를 고르면서 부담감이 컸다. 연습 결과가 좋지 않아 팀 내에서 ‘놓아주자’는 얘기까지 나왔던 챔피언이라. 하하.
사실 부담감을 느끼는 것도 발전이 있어서다. 이전 단계는 ‘물음표’였다. 어떤 감정을 느낄 새도 없었다. ‘어떻게 플레이해야 하지?’ ‘어떤 아이템을 사야 하지?’ 등 의문의 연속이었다. 앞서 다른 선수들의 경기를 참고했으므로 아예 사전 지식이 없진 않았지만, 생각과 실전은 명백히 다르지 않나.”
-그런 나르로 카운터 챔피언인 이렐리아를 상대해야 해 압박감이 컸겠다.
“맞다. 그래서인지 매 경기 조재읍 코치님께 혼이 나는데, 오늘 그 구도는 혼을 안 내시더라.”
-두 포지션은 라인전을 풀어나가는 방식도 다르다고 보나.
“나는 라인전을 괜찮게 풀어나가야 말문이 트이는 타입이다. 미드에선 라인전을 괜찮게 했으니 이후 게임 방향성과 현재 내가 필요한 것들을 딱딱 얘기해주곤 했다. 탑에선 라인전부터 애를 먹다 보니 그게 쉽지 않다.
아직은 탑에서 누굴 만나든, 어떤 구도로 붙든 쉽지가 않다. 지난 KT 롤스터전에서도 내가 유리한 상성 구도의 챔피언을 잡았는데 오히려 솔로 킬을 따였다. 내가 기대했던 라인전 구도를 못 만들어내고 있어 아쉽다.”
-다음 상대는 농심 레드포스다.
“1라운드 때 졌던 상대다. 반드시 복수하겠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