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생후 4개월 연이어 사망… 코로나 노출된 아이들

입력 2022-02-24 18:35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특별시어린이병원에 마련된 재택치료 소아전용 의료상담 센터에서 의료진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오미크론 유행이 방역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을 덮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단계적 일상회복 조치 이전까지 국내에서 한 명도 보고되지 않았던 만 0~9세 사망자는 이후 넉 달 새 5명으로 늘었다.

정부가 고령층을 뺀 연령대에서 중증화·치명률이 낮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의료계에선 백신 미접종군인 영·유아도 마냥 안심할 순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4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사망자가 전날보다 82명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들 중 2명은 0~9세 연령대였다. 각각 경기도 수원과 경북 예천에서 생후 4개월 남아와 7세 여아가 숨진 사례로 파악됐다. 이로써 국내 10세 미만 코로나19 사망자는 총 5명으로 늘었다. 모두 지난해 11월 이후 사망자다.

영·유아 등이 사망하는 이유로는 급증한 확진자 규모가 첫 손에 꼽힌다. 지난해 11월 30일까지 누적된 국내 확진자는 44만여명이었다. 이후 4개월 동안 200만명 넘는 확진자가 추가됐다. 이 기간 전체 신규 확진에서 미성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4분의 1 안팎을 꾸준히 오갔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11세 이하 소아는 현재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니다 보니 오미크론에 대한 저항력이 약하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상기도에서 주로 증식하는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은병욱 노원을지대병원 소아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영·유아 오미크론 확진자 다수에서 뚜렷한 후두염 증상이 관측된다”며 “상기도 폐쇄로 이어지고 심할 경우 산소 포화도 저하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이후 모든 연령대에서 중증화율·치명률이 감소세라고 설명했다. 다만 어린이가 제대로 치료 받지 못하면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며 관련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거점 소아의료기관 병상을 864개로 확충했다. 입원을 요하는 소아의 관리도 18곳에서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7만16명으로 이틀 연속 17만명대에 형성됐다. 재택치료 대상자는 58만7698명으로 집계돼 전주 같은 요일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위중증 환자 또한 581명으로 전날보다 69명 늘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