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난 22일 충남 홍성군 유세 현장에서 일부 지지자가 1인 시위를 하던 여성을 밀치고 욕설을 하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대해 윤 후보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 지난 22일 올린 영상에는 한 여성이 윤 후보의 유세 현장에 ‘선제타격 웬 말입니까’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자 윤 후보의 지지자들이 다가와 이 여성을 밀치고 피켓을 빼앗아 던지는 모습이 담겼다. 윤 후보의 지지자들은 이 여성을 향해 “학생이면 공부나 해라” “계집X” “여자 주제에 어디 감히” 등 욕설과 험한 말을 내뱉기도 했다.
해당 영상은 외신 기자들의 SNS에도 공유되며 논란이 확산됐다. 한국에 거주 중인 프리랜서 외신 기자 라파엘 라시드와 BBC 서울 특파원인 로라 비커 등은 SNS에 이 영상을 공유하며 지지자들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선대위 여성위원장인 정춘숙 의원은 이에 24일 성명을 내고 “윤 후보의 22일 충청권 선거유세 현장에서 다수의 남성 지지자들이 1인 시위를 벌이는 젊은 여성을 둘러싼 채 지속해서 욕설하고 밀쳐 넘어뜨리는 야만적인 일이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어 “공개장소에서 거리낌 없이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은 수십 년 전 과거로 돌아간 듯 착각마저 들게 한다”면서 “선거유세 현장은 후보와 국민이 만나는 중요한 자리임에도, 정치적 발언을 하는 여성에 대한 무시, 공개된 장소에서 여성 목소리를 폭력적으로 없애버리는 여성혐오가 버젓이 벌어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민의힘은 유세장에서 벌어진 욕설 및 폭행 사건과 관련하여 선거 현장 책임자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찬대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윤 후보 유세장에서 관계자들이 표현의 자유를 저해하고 폭언과 폭력을 저질렀지만 윤 후보와 선대위는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을 기본권이라고 역설했던 것과 너무 표리부동한 모습”이라며 “이번 유세장 폭력 폭언 행위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위협받은 시민에게 사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