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이 서울 강남 세곡2지구 분양원가가 3.3㎥당 1039만~1275만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반값 아파트(토지임대부 주택)’의 핵심인 건축비만 따로 떼보면 1억5000만원 수준이었다. SH는 이를 바탕으로 강남에 5억원대 분양 아파트를 추진할 방침이다.
김 사장은 24일 서울 강남구 SH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곡2지구 아파트 건축비는 585만원 수준으로 25평 기준 건축비는 1억5000만원”이라며 “얼마든지 (비강남 지역) 3억원, (강남 지역) 5억원 분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세곡2지구 건설원가는 3.3㎡당 1단지가 585만원, 3단지가 597만원, 4단지가 584만원, 6단지가 646만원이다. 건설원가와 조성원가를 더한 분양원가는 3.3㎡당 1단지 1039만원, 3단지 1076만원, 4단지 1089만원, 6단지 1275만원으로 나타났다. 분양가격은 1단지 1355만원, 3단지 1356만원, 4단지 1495만원, 6단지 1410만원이어서 분양수익율은 9.6~27.1%로 나타났다.
김 사장은 이를 바탕으로 재건축 기한이 긴 이른바 ‘백년 주택(가칭)’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반값 아파트로 3억원 분양이 가능하지만 과감하게 투자해 더 좋은 아파트를 짓겠다”며 “50년 후 재건축을 해야 하는 아파트가 아닌, 한 번 사면 100년 이상 사용하는 건물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서울형 건축비’를 도입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현재 국토교통부가 발표하는 기본형 건축비보다 더 높은 금액을 책정해 공공주택의 구조형식, 마감자재 수준 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또 건축비에 큰 차이가 없음에도 강남 지역 분양가를 비강남 지역보다 높게 잡은 데 대해 “SH가 현재 유지하고 있는 15만채 이상의 공공주택에 대한 수리, 운영비, 세금 등을 충족하기 위해선 집값이 높은 강남의 분양가를 높이는 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반값 아파트 부지로는 강서구 마곡지구와 위례신도시 등을 언급하며 “앞으로 50년, 100년 동안 끊임없이 토지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SH와 복합개발을 하는 공공청사 용지를 활용하겠다는 아이디어도 내놨다. 고밀도 개발을 통해 저층부는 공공청사로, 상층부는 토지임대부 주택으로 공급하겠다는 내용이다.
아파트 외에 다세대주택이나 빌라도 토지임대부 방식 분양을 추진한다. 김 사장은 “공사가 가지고 있는 토지를 활용해서 아파트가 아닌 빌라나 다세대, 단독주택 등 여러 형태에 대해서도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반값 아파트의 ‘로또 분양’ 논란에 대해선 “25평 원가가 3억원 밖에 안 되는데, 시민이 로또 맞을까 걱정해 15억원에 분양하면 민간 건설업자가 (이득을) 가져갈 것”이라며 “SH처럼 25평을 3억원, 5억원에 분양을 하는 노력을 해야 이런 로또가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