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결국 개전… 기관·외국인 썰물 [3분 국내주식]

입력 2022-02-24 16:59
우크라이나 경찰이 24일(한국시간) 수도 키예프 시내 거리에 떨어진 미사일 잔해를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결국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전쟁 위기로 연일 짓눌렸던 국내 증권시장은 러시아군의 공격이 시작된 24일 급락세를 나타냈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0%(70.73포인트) 내린 2648.80에 장을 닫았다.

수급별 동향을 살펴보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802억원, 4856억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개인만 1조1121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대형주 위주로 자금을 빼며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모두 아래로 방향을 바꿨다.

미래에셋증권은 “장중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는 소식에 국내 증시가 급락했다”며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에서 군사작전을 시작하면서 국제 정세 긴장감이 고조됐다”고 설명했다.

1. LG에너지솔루션 [373220]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보다 5.77%(2만5500원) 떨어진 41만6500원을 기록했다. 종가 기준 시가 총액은 97조4610억원으로, 상장 후 처음으로 시총 10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기업공개(IPO) 기대감과 지수 편입 등 수급 이벤트가 종료된 상황에서 다음 달 코스피200지수 편입이 예정돼 공매도 대상 종목으로 지목된 점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2일 LG에너지솔루션이 신규상장 특례편입 기준을 충족해 코스피200·코스피100·코스피50·KRX100 지수에 새로 편입된다고 밝혔다.

시장 전반에 악재로 작용한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위험이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시총 상위에 있는 대형주들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위험자산, 특히 신흥국 주식에 대한 경계심리가 커지자 상대적으로 외국인 비율이 높은 대형주에서 우선적으로 매물이 출회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국인은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LG에너지솔루션을 순매도했다.

2. 셀트리온 3형제

셀트리온 계열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시장 전체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위험의 영향도 받았지만, 셀트리온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의 신규 공급을 중단한다는 보건당국 발표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셀트리온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9500원(5.92%) 떨어진 15만10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3.98%(2500원) 내린 6만300원에, 셀트리온제약은 3.30%(2800원) 떨어진 8만2100원에 장을 닫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전날 장 마감 후 렉키로나주의 의료기관 공급을 중단하고, 미국 화이자사의 ‘팍스로비드’ 사용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기존에 보유 중인 렉키로나주 재고는 오는 28일까지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에게만 투여된다. 방대본은 “렉키로나주의 인비트로(시험관 시험) 중화능 약리 시험 결과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활성을 보일 가능성이 작게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3. 엔씨소프트 [036570]

엔씨소프트가 실적 부진 여파로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엔씨소프트는 전날보다 1만5000원(3.24%) 떨어진 44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시총도 9조8464억원으로, 10조원 밑으로 추락했다.

엔씨소프트의 주가 내림세는 실적 발표일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실적 발표날인 지난 15일부터 7거래일 동안 12.57% 하락했다. 엔씨소프트는 마케팅비와 인건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4.51% 감소한 375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44% 감소한 2조3088억원, 당기순이익은 32.54% 감소한 3957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가에서는 목표가 줄하향에 나섰다. 목표가 변경치를 살펴보면 한화투자증권 90만원→58만원, 삼성증권 90만원→60만원, KB증권 93만원→75만원, IBK투자증권 103만원→ 80만원, 유안타증권 110만원→85만원, 유진투자증권 100만원→75만원, 현대차증권 90만원→74만원, NH투자증권 83만원→73만원, 대신증권 80만원→67만원 등이다.

목표가를 가장 많이 낮춘 한화투자증권은 “간판 게임인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매출 하향세가 예상보다 컸다. 서비스 기간 장기화와 프로모션 강도 조절이 원인이지만, 매출이 급반등할만한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며 “이를 상쇄할 만한 다른 게임들의 매출 증가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상반기 신작 모멘텀도 없다”고 분석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여의도 산책. [3분 국내주식]은 동학 개미의 시선으로 국내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루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