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호남 방문에 野 “선거개입”…靑 “민생경제”

입력 2022-02-24 15:34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전북 군산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서 열린 군산조선소 재가동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24일 문재인 대통령의 전북 군산조선소 방문을 ‘선거개입’으로 규정하고 “말년답지 않은 지지율을 악용해서 민심에 교묘히 영향을 끼치려 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비판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 부산 지역을 방문했을 때 더불어민주당은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다”며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린 것’이 아니라면, 동일 행동 동일 기준의 원칙에 따라 문 대통령의 군산 방문도 선거 개입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고 논평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그동안 군산조선소 재가동 문제에 쏟은 관심은 충분히 인정한다”면서도 “이번 방문이 순순한 민생 행보라는 설명은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호남에서 민주당의 텃밭 홀대에 대한 불만이 높고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등 국민의힘 공약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문 대통령의 방문은 들썩이는 호남 여론을 달래고 다시 한번 텃밭을 다지려는 정치적 의도를 감추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허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선거개입이 처음이 아니라며 향후 공정 선거 관리를 당부했다. 그는 “경선 직후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를 청와대로 초청한 것,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강력한 분노를 표하면서 사과를 요구한 것 등 문 대통령의 선거 개입 우려는 그동안 지속해서 이어져 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지금 누리는 지지율이 잘해서가 아니라, 코로나 비상시국이라는 특수성 때문임을 잊지 말고 자중해야 할 것”이라며 “선거에 개입하려는 의도를 버리고 공정하게 선거 관리를 하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전북 군산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서 열린 군산조선소 재가동 협약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전북 군산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를 방문해 조선소 재가동 협약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현장에서 군산시가 ‘말뫼의 눈물(스웨덴 말뫼의 조선업체가 문을 닫으면서 크레인을 1달러에 매각했던 일)’과 달리 주력산업인 조선업을 포기하지 않은 점을 높게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군산의 봄소식을 임기가 끝나기 전에 보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군산조선소의 재가동에 이르기까지 우리 정부가 함께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호남 방문을 두고 지역 민심을 다지려는 것 아니냐는 야권의 지적에 대해 청와대 측은 이번 방문이 대선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에게 군산은 아픈 손가락이었다. 한국GM 공장 폐쇄와 조선소 가동 중단으로 위기에 빠진 군산을 오랫동안 염려해 왔다”며 “정치적인 목적으로 군산을 찾은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를 앞두고 있으면 대통령이 지방에 가면 안 되느냐”며 “지방을 포함해 민생경제를 챙기는 행사는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