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도매시장 가격만 바라보며 산지 폐기를 반복하고 있는 제주산 월동채소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청정 제주산임을 부각할 통합 브랜드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제주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제주산 월동채소류 소비자 인지도 조사 및 수요 추정 연구’에서 인지도 제고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제시했다.
연구원이 지난해 10월 전국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제주산 월동채소류의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지역 이미지, 품질 환경 영향 인식, 인지도 등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이미지’는 아름다운 경관, 깨끗한 물과 공기, 다양한 볼거리, 맛있는 음식 등이 있는 지역이라는 이미지, ‘품질의 환경 영향 인식’은 깨끗한 물과 자연환경이 월동채소류 품질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인식, ‘인지도’는 제주산 월동채소류를 잘 알고 있으며 타 지역산과 구분할 수 있고 특징을 떠올릴 수 있는 지를 기준으로 측정했다.
같은 조사에선 소비자들의 구매 경험이 있는 품목과 전국 시장 점유율이 높은 품목 간 상관관계가 적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제주산 월동채소류를 구매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당근 85%, 무 79%, 양배추 48% 순을 나타낸 가운데 제주산의 실제 시장 점유율은 무35%, 양배추 27%, 당근 17%로 구매 비율과 대조 양상을 보였다.
제주산 당근이 시장 점유율에 비해 소비자 인지도가 높은 반면 무와 양배추는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토대로 제주산 월동채소류의 통합 브랜드를 구축해 제주의 깨끗한 자연환경에서 재배된 품목임을 강조하는 등 지역 이미지를 부각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제주 월동채소는 감귤과 함께 제주농업의 2대 소득작목이다.
제주는 겨울철에도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일이 적어 겨울철 국내 신선채소의 상당 부분을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에선 수요와 공급 등의 불일치로 농민들이 애써 생산한 농산물을 산지폐기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안경아 책임연구원은 “2010년 이후 겨울철 신선채소 시장에서 제주산 점유율은 높아졌으나 여전히 신선채소가 도매시장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고 제주산 브랜드를 구축하지 못했다”며 “이번 연구에선 소비자 인식 조사를 통해 제주산 월동채소의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청정 이미지를 부각할 통합 브랜드 구축 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