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키예프 인근 미사일 공격”…푸틴 “간섭하면 즉각 보복”

입력 2022-02-24 13:23 수정 2022-02-24 14:23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 지역에 정부군이 배치됐다. AFP 연합뉴스

CNN은 2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인근에 수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 폭발이 미사일 공격에 의한 것으로 봤다.

같은 시간 우크라 현지매체 역시 “키예프 하르키프 군지휘부에 미사일 공격”이 감행됐다고 전했다. 매체는 키예프와 키예프 인근 보리스필 국제공항을 포함해 크라마토르스크, 오데사, 하리코프, 베르단스크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BBC 역시 푸틴 대통령의 전면전 선언 직후 키예프 인근에서 5∼6차례의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흑해 연안의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과 오데사에 상륙했으며 키예프 국제공항에 민항기 운항이 중단됐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가 전면전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면전을 개시했다”면서 “평화롭던 우크라이나 도시들에 폭격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대단히 공세적인 전쟁”이라면서 “우크라이나는 스스로를 지키고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엔 현재 계엄령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바실리 네벤쟈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공격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부로부터 탄압받는 돈바스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작전을 펼치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회의사당에서 기자 회견을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군사 작전을 공식 선포했다. AFP 연합뉴스

러시아 국방부는 “고정밀 무기를 이용해 우크라이나의 군사 기반시설을 공격 중”이라면서 “군사 기반시설과 방공체계, 군사공항, 우크라이나 항공기 등이 망가졌다.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을 위협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날 긴급 TV 연설을 통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특별 군사작전을 진행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위협을 용인할 수 없다”면서 “작전의 유일한 목표는 (돈바스 지역) 주민 보호”라고 주장했다. 다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조치에 외국이 간섭할 경우 즉각 보복할 것”이라면서 “이는 그들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확장과 우크라이나 영토 활용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최근 핵포기 정책을 재고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선 “러시아는 이를 허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2일 친러시아 반군이 장악한 돈바스 지역에 평화유지군 배치를 명령한 바 있다. 돈바스는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한 뒤 자신들도 독립하겠다며 정부수립을 선언한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지역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됐다며 러시아를 겨냥한 첫 제재를 발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정당한 이유가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러시아만이 이 공격이 가져올 죽음과 파괴에 대해 책임이 있다”면서 “미국은 동맹국과 단합해 러시아에 단호히 대응하겠다. 전 세계가 러시아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역시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침공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한 나라의 군대가 허락 없이 다른 나라 영토에 들어가면 그들은 공정한 평화유지군이 아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뉴욕 유엔본부에 소집된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이사국들은 러시아의 공격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지만, 회의가 끝난 뒤 30분도 되지 않아 푸틴 대통령이 공격을 선언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