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가 충격에 빠졌다. 강등권 팀에 일격을 당하며 반등 기회를 날린 것뿐만 아니라 감독까지 “내 문제라면 언제든 나갈 준비가 됐다”는 폭탄 발언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토트넘은 23일(현지시간) 영국 번리 터프무어에서 열린 2021-2022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 번리에 0대 1로 패배했다. 토트넘은 12승 3무 9패(승점 39)로 리그 8위 자리를 유지했다.
토트넘은 손흥민과 해리 케인 등 주축 선수들을 내보냈지만 이번 경기 이전까지 2승 11무 9패로 리그 최하위 강등권에 있던 번리를 상대로 충격패를 당했다. 특히 토트넘은 이전 경기에서 선두 맨체스터시티를 3대 2로 제압한 터라 충격이 더 컸다.
토트넘은 번리의 조직적인 수비에 고전했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비바람이 불면서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그라운드에 넘어져 부상을 입었다. 후반 2분 손흥민의 크로스를 받은 케인이 헤더를 시도했지만 상단 크로스바를 맞으면서 득점하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26분 상대의 세트피스 상황에서 벤 미에게 헤딩을 허용하며 실점했다. 토트넘은 추격했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그대로 경기를 마쳤다.
토트넘은 최근 리그 5경기 중 4번을 패하며 극심한 부진을 이어갔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 부임 후 9경기 무패(6승 3무)를 달리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콘테 감독은 “이 클럽을 돕기 위해 왔다”며 “만약 감독 문제라면 난 언제든 나갈 준비가 됐다. 문제없다”고 말하며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경기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어려운 상황을 토로했다. 콘테 감독은 “이런 상황에 익숙하지 않다. 모든 것을 다 시도해보고 있지만 상황이 변하지 않고 있다”며 “구단이 어떻게 하든 처분에 따를 것”이라고까지 했다. 이어 “나는 여전히 클럽을 돕고 싶다. 일을 많이, 그리고 열심히 하고 있다. 20시간을 토트넘에서 보내고 나머지 4시간만 잠을 잔다”며 “하지만 최근 5경기 중 4경기에서 졌다. 이건 토트넘에게 재앙”이라고 말했다.
콘테 감독은 지난해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전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면서 소방수로 투입됐다. 지난 시즌 인터밀란을 이끌고 세리에A를 우승한 콘테 감독은 과거 EPL에서도 첼시 감독으로서 리그와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부진이 이어지면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