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조재연 대법관, ‘그분’ 의혹 억울하면 증거 냈어야”

입력 2022-02-24 07:49 수정 2022-02-24 10:14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녹취록 속에 등장하는 '그분'으로 지목된 조재연 대법관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조 대법관은 '그분'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연합뉴스

“정말 억울하다면 증거를 갖고 주장을 했으면….”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이같이 말하며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에서 ‘그분’으로 지목된 조재연 대법관을 비판했다. 이날 조 대법관이 대장동 민간업자로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를 모를 뿐만 아니라 대장동 관계자들은 일면식도 없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데 대한 반응이었다.

김 의원은 “조금 아쉬운 점은 만약 정말 억울하다면 그 해당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가지고 주장을 했으면, 기자회견을 했으면 훨씬 더 깔끔하게 해명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는 “녹취록에 나오는 이야기를 보게 되면 수원의 아파트 그리고 구체적인 호수까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여기에 조 대법관의 따님이 살고 있다는 식으로 지금 김만배씨가 이야기하고 있다”며 녹취록 내용을 통해 제기된 의혹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만약 그게 사실이 아니라면 주민등록초본 그리고 전입기록, 딸들의 전입기록이나 이런 것들을 통해서 좀 입증이 가능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말로는 믿을 수 없는 문제라는 지적인 거냐”고 묻자 김 의원은 “말로는 당연히 입증, 말로는 믿을 수가 없는 그런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진술 증거로 이렇게 확인할 게 아니라 압수수색을 통해서 등록된 차량 또 배달된 어떤 물건들이 있는지 여부 이런 것들을 확인한다면 주소지의 실거주자를 확인할 수 있다”며 “해당 부분을 압수수색이나 증거, 물적 증거를 통해서 확인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조 대법관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취록 속 ‘그분’ ‘대장동 주인’은 자신이 결코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딸이 김씨가 제공한 수원의 고급빌라에 거주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저는 30년 가까이 현재 사는 주거지에서 계속 거주해 왔으며 딸 하나는 2016년 결혼해 분가해 서울에서, 다른 딸은 작년에 결혼해 죽전에 살고 있고 막내딸은 저와 함께 살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 녹취록에 나온 김만배씨가 이야기한 아파트, 수원의 무슨무슨 호 같은 경우 2014년에 김씨가 매입을 하고도 지난해 7월에서야 전입신고를 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실거주한 부분과 그사이에 실거주한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추정된다. 물적 증거가 필요하다”며 강제수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조 대법관이 ‘김만배씨를 만난 적이 없다’고 부인한 데 대해서는 “분명하게 아니다 강하게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대법관이기 때문에 그 말을 믿어야 된다”면서도 수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기 한참 전에 녹음된 이야기”라며 “사업상 대법관을 안다거나 이렇게 하면서 사업에 대법관을 이용할 만한 그런 어떤 자리에서 발언한 게 아니고 굉장히 내밀한 사람과 정영학이라고 하는 사업상 파트너와 구체적인 어떤 사업상 파트너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진행자 중 한 명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사실은 문제의 본질과 전혀 상관없는 것들을 들고나와서 이 후보가 지금 대장동의 몸통은 자신이 아니라 엉뚱한 데 다른 데에 있다고 지금 연막전술 펴는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지난 21일 TV토론에서 이 후보가 조 대법관의 실명을 거론하며 ‘그분’으로 지목한 데 대한 비판이었다.

이에 김 의원은 “사실이 아닌데도 이재명이라고 하면서 몰아갔다가 이게 아니라는 증거가 나왔기 때문에 해당 부분에 대한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리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