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억울하다면 증거를 갖고 주장을 했으면….”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이같이 말하며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에서 ‘그분’으로 지목된 조재연 대법관을 비판했다. 이날 조 대법관이 대장동 민간업자로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를 모를 뿐만 아니라 대장동 관계자들은 일면식도 없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데 대한 반응이었다.
김 의원은 “조금 아쉬운 점은 만약 정말 억울하다면 그 해당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가지고 주장을 했으면, 기자회견을 했으면 훨씬 더 깔끔하게 해명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는 “녹취록에 나오는 이야기를 보게 되면 수원의 아파트 그리고 구체적인 호수까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여기에 조 대법관의 따님이 살고 있다는 식으로 지금 김만배씨가 이야기하고 있다”며 녹취록 내용을 통해 제기된 의혹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만약 그게 사실이 아니라면 주민등록초본 그리고 전입기록, 딸들의 전입기록이나 이런 것들을 통해서 좀 입증이 가능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말로는 믿을 수 없는 문제라는 지적인 거냐”고 묻자 김 의원은 “말로는 당연히 입증, 말로는 믿을 수가 없는 그런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진술 증거로 이렇게 확인할 게 아니라 압수수색을 통해서 등록된 차량 또 배달된 어떤 물건들이 있는지 여부 이런 것들을 확인한다면 주소지의 실거주자를 확인할 수 있다”며 “해당 부분을 압수수색이나 증거, 물적 증거를 통해서 확인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조 대법관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취록 속 ‘그분’ ‘대장동 주인’은 자신이 결코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딸이 김씨가 제공한 수원의 고급빌라에 거주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저는 30년 가까이 현재 사는 주거지에서 계속 거주해 왔으며 딸 하나는 2016년 결혼해 분가해 서울에서, 다른 딸은 작년에 결혼해 죽전에 살고 있고 막내딸은 저와 함께 살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 녹취록에 나온 김만배씨가 이야기한 아파트, 수원의 무슨무슨 호 같은 경우 2014년에 김씨가 매입을 하고도 지난해 7월에서야 전입신고를 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실거주한 부분과 그사이에 실거주한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추정된다. 물적 증거가 필요하다”며 강제수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조 대법관이 ‘김만배씨를 만난 적이 없다’고 부인한 데 대해서는 “분명하게 아니다 강하게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대법관이기 때문에 그 말을 믿어야 된다”면서도 수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기 한참 전에 녹음된 이야기”라며 “사업상 대법관을 안다거나 이렇게 하면서 사업에 대법관을 이용할 만한 그런 어떤 자리에서 발언한 게 아니고 굉장히 내밀한 사람과 정영학이라고 하는 사업상 파트너와 구체적인 어떤 사업상 파트너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진행자 중 한 명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사실은 문제의 본질과 전혀 상관없는 것들을 들고나와서 이 후보가 지금 대장동의 몸통은 자신이 아니라 엉뚱한 데 다른 데에 있다고 지금 연막전술 펴는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지난 21일 TV토론에서 이 후보가 조 대법관의 실명을 거론하며 ‘그분’으로 지목한 데 대한 비판이었다.
이에 김 의원은 “사실이 아닌데도 이재명이라고 하면서 몰아갔다가 이게 아니라는 증거가 나왔기 때문에 해당 부분에 대한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리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