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베이징 편파판정에…“스포츠정신, 모두가 알아”

입력 2022-02-24 06:47 수정 2022-02-24 09:56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방송화면 캡처

‘피겨 여왕’ 김연아(32)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지켜본 소회를 밝혔다.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홍보대사를 맡은 김연아는 23일 방송된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베이징올림픽에서) 모든 종목 선수가 또 좋은 결과를 얻고 또 아쉬운 결과를 얻은 선수들도 있다. 한마음으로 응원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 이번에는 싱글에서 처음으로 4명이나 출전을 하게 됐다. 너무 감회가 또 새로웠다”며 “어릴 때부터 봐왔는데 이제 다 커서 올림픽에 나가서 경기하는 모습 보니까 너무 뿌듯하고 기특했다”고 덧붙였다.

‘연아 키즈’로 불리는 김예림(19·수리고), 유영(18·수리고)에 대해선 “너무 잘 안다. 어릴 때부터 국가대표까지 눈여겨 봤다”며 “깜짝 놀랐던 게 제가 밴쿠버올림픽을 하는 걸 보고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고 하더라. 나이 차이도 실감했다. 제가 은퇴를 생각할 때쯤 그 선수들이 스케이팅을 시작했다고 해서 놀라웠고, 그 선수들이 벌써 올림픽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얻는 걸 보니까 신기했다”고 했다.

김예림의 쇼트프로그램 곡 ‘사랑의 꿈’을 직접 추천한 이유에 대해선 “예림 선수가 ‘언니, 좋은 음악 없을까요?’라고 추천을 부탁해서 찾아보다가 ‘예림 선수의 장점을 부각시켜줄 수 있는 노래가 이런 노래 아닐까?’ 하고 추천해줬다”며 “사실 선수마다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단점을 가려주고 장점을 부각시켜줄 수 있는 노래를 찾는 게 많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후배들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에 대해선 “강대국 선수들에 비해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려운 조건이지 않나라는 생각에 열심히 하는 선수들을 보면 안쓰럽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던 것 같다. 그런 것을 뛰어넘을 만큼 좋은 기량을 유지해줬다”며 “코로나 때문에 훈련 환경도 좋지 않았을 것임에도 큰 경기에서 이렇게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펼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괜한 걱정을 했구나’ 싶더라”고 대견해 했다.

진행자 주영진 앵커는 이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나온 중국의 편파 판정 논란을 언급하며 “후배 선수들이 의연하게 극복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김연아 역시 소치올림픽 때 그런 경험이 있었는데 의연하게 대처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연아는 “스포츠를 하는 선수들, 스포츠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알고 있고 믿고 있는 ‘스포츠 정신’이 있다. (스포츠 정신은) 선수도, 보는 사람도 다 느낄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은 ‘스포츠 정신’을 느낄 수 있는 대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2024년 강원도에서 열리는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에 대해 김연아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주관하는 세계적인 청소년들이 출전하는 대회다. 동계대회는 2012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부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김연아는 “성인 올림픽과 조금 다른 점은 아무래도 어린 선수들이 출전을 하기 때문에 경쟁도 경쟁이지만 또 서로 화합도 하고 문화나 교육 프로그램 이런 활동들을 더 중시한다는 점이 차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연아는 피겨스케이팅 선수를 꿈꾸게 된 계기도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했다. 언니랑 방학 특강으로 재미로만 하다가 한 선생님께서 남다른 재능이 있으니 선수를 해보지 않겠냐며 제안을 했다. 그때부터 선수의 길을 걷게 됐다. 한국나이로 7살 때였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어릴 때 시작해서 얼마나 힘든지도 모르고 즐거워하며 탔다. 나이가 들면서 성장기에 심리적, 육체적으로 정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왜 이걸 시작해서 힘들게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도 했다. 컨디션도 오락가락하고 부상도 많았다. 이런 게 반복됐다. 매일 울면서 훈련했었다. 이번 청소년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그 시기일 거다. 나도 청소년 올림픽이 있으면 어떤 마음가짐이었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고 했다.

선수 시절 롤모델에 대해서는 “1998년 나가노올림픽에 출전한 미국의 미셸 콴 선수를 보고 꿈을 키웠다. 같은 나라의 선수가 아니어도 다른 선수들이나 좋아하는 스타일의 경기를 보여주는 선수들을 통해서 새롭게 자극을 받고 그 선수처럼 되기를 꿈꾸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

김연아는 끝으로 “아직까지는 올림픽 하면 많은 분이 (저를) 기억을 해주시는 것 같다”며 “기억해 주실 때까지는 올림픽, 스포츠 특히 피겨스케이팅과 함께하게 될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