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운에 흔들려도 방산·조선 강세 [3분 국내주식]

입력 2022-02-23 17:53 수정 2022-02-23 22:18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대하는 집회 참가자들이 22일(현지시간) 체코 수도 프라하 웬세스라스광장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얼굴 사진에 ‘살인자’라고 쓴 팻말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연일 국내 증권시장을 흔들고 있다. 향후 러시아 군사적 움직임에 따라 투자심리의 민감도와 변동성도 커질 전망이다.

코스피지수는 23일 12.74포인트(0.47%) 오른 2719.53에 거래를 종료했다. 이날 지수는 장중 2730선 가까이 상승했지만, 다시 하락 전환하며 불안정한 흐름을 나타냈다.

미래에셋증권은 “러시아 제재 리스크에도 저가매수세 유입에 반등했다”면서도 “다만 미국과 유럽 국가의 러시아 제재 본격화와 미국-러시아 정상회담 취소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외국인 매도세 확대로 상승 폭을 일부 축소했다”고 진단했다.

1. 방산주

전날 5%대 오름세를 보였던 빅텍이 3.15%(210원) 떨어진 6460원에 마감하며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다. 빅텍은 전자전 시스템 방향탐지장치, 군용 전원공급장치 제조 등 방위사업을 영위하는 코스닥 상장사다. 빅텍뿐 아니라 최근 주가가 요동쳤던 스페코도 2.71% 하락했다. 스페코는 유무선 원격제어설비 제작과 군납업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이밖에 방산주로 분류되며 최근 주목받았던 휴니드도 4.53% 떨어졌다. 방산주 주가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긴장감 속에서 외줄타기를 하는 모양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침공했던 2014년 유럽 국가들이 국내 방산업체로부터 무기체계를 수입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방산주들이 주목을 받았다. 러시아의 침공이 이전처럼 유럽 내 무기체계 수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유럽 국가들이 안보 강화를 위해 국내 무기를 수입할지 여부가 불분명한 점, 실적에 직접적인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지도 불확실한 점,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면전 없이 종료될 수 있는 점 등을 짚으며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2. 조선주

조선주가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대우조선해양과 하이스틸은 각각 21.90%, 20.91%씩 오르며 하루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오른 종목 1·2위로 집계됐다. 이밖에 현대중공업은 7.35%, 한국조선해양은 6.97%, 삼성중공업은 6.65% 상승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액화천연가스(LNG) 관련 설비 발주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향후 유럽 국가들이 선박을 통한 LNG 비중을 확대하리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 강세로 인해 원자재를 미리 확보하려는 수요가 해운사 물동량과 운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설명했다.

3. 정유주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며 국제유가가 강세를 보이는 와중에도 정유주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통상 정유주는 유가와 움직임을 같이 하는 경향성을 보여 유가 상승의 대표적 수혜주로 꼽힌다. 수요가 회복돼 유가가 오르면 제품가격이 오르고, 정제마진도 긍정적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번엔 얘기가 다르다. 국제유가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배럴당 90달러 선을 넘어설 정도로 급등했지만, 정유주에 대한 투자심리는 큰 변화가 없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현재 유가 강세에 수요가 동반되지 않는 점을 그 원인으로 지목했다.

메리츠증권은 “유가 불확실성을 생각하면 정유업종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높지 않다”며 “현시점의 유가는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감으로 선물 대비 현물 가격이 높은 백워데데이션 상황으로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에 있다”며 “유가 강세가 장기화할 경우 원가 부담으로 수익성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여의도 산책. [3분 국내주식]은 동학 개미의 시선으로 국내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루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