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간 李 “석탄마셔 고생해도 수도권이 해준게 없어”

입력 2022-02-23 17:16 수정 2022-02-23 17:2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3일 충남 당진어시장에서 유세를 열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충남 당진시를 찾아 지역균형발전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당진 시민들이 석탄 연기를 마시며 고생한다. (화력발전으로 만든) 그 전기로 덕 보며 행복하게 사는 게 수도권이다. 그런데 수도권에서 (당진에) 해준 게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23일 당진 어시장 유세에서 이같이 말한 뒤 “국가 공동체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공평성이다. 전체를 위해 특정인이 특별한 희생을 치르면 혜택 본 사람들이 보상하는 게 정의고 공평이다. 그게 바로 국토균형발전의 가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방에 대한 투자, 교육기관·공공기관 이전, 인프라 구축, 권한·재정 이양 등을 통해 지방도 수도권과 함께 사는, 균형발전의 나라를 확실히 만들어놓겠다”고 공언했다.

현재 충남엔 전국 화력발전소의 절반 정도가 세워져 있다. 특히 당진의 경우 화력발전소가 밀집돼있어 이로 인한 대기 오염 및 수백 개의 철탑과 송전선로로 인한 건강 문제 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 후보의 이날 발언은 그동안 수도권에 필요한 전력을 생산하느라 피해를 감수해온 당진은 물론 충남도민들의 표심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당진에 있는 화력발전소를 폐쇄하고 신재생에너지발전소를 유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신재생에너지 사회를 피할 수 없다. 철탑이 필요 없는 시대가 온다. 재생에너지로 생산하지 않으면 수출이 안 되는 시대가 온다”며 “석탄발전소를 최대한 빨리 폐쇄하고 재생에너지 생산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진화력발전소 전경. 한국동서발전 홈페이지

이날 이 후보는 충청 지역과의 인연을 특별히 강조했다. 그는 “천등산 박달재 밑이 바로 제 처가다. 제가 충청 사위 이 서방”이라며 “이 서방은 사드 이런 것 안 들고 다닌다. 이 서방은 정말로 처가에 도움이 되는 보일러, 냉장고, 균형발전 이런 걸 들고 다닌다”고 했다.

이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를 공약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후보는 수도권 방어를 위한 사드 추가 배치를 약속했다. 이후 사드를 추가 배치할 지역으로 충청권 등이 거론되며 지역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반발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는 “사드 배치한다고 충청도에 놓는다고 하든지, 선제타격한다고 겁주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한국의 지정학적 위기로 안 그래도 어려운 경제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며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는 원인 중 하나가 윤 모 후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위기의 시기, 평화가 확실히 정착돼도 부족한데 왜 불안을 조성하나. 이게 바로 안보 포퓰리즘”이라며 “분열과 갈등, 증오는 이제 안 된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확실히 보장할 후보가 누구겠냐”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3일 오후 충남 당진 어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