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최현규, 이한결 기자. 이달의 보도사진상 최우수상 수상

입력 2022-02-23 14:54 수정 2022-02-23 14:59
지난달 6일 경기도 평택 냉동창고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송탄소방서 소속 한 소방관이 들것에 실려나오자 2층에서 수색을 하던 한 소방관이 고개를 떨구고 있다.

본보 사진부 최현규, 이한결 기자가 한국사진기자협회(회장 이호재)가 선정한 제229회 이달의 보도사진상 뉴스 부문과 스토리 부문에서 각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최 기자의 수상작 ‘고개 떨군 소방관’은 지난달 3명의 소방관이 순직한 평택 냉동창고 화재 현장에서 수색 중인 한 소방관의 안타까운 모습을 담은 사진이다.
“어유 저걸 어떻게 드셨데? 고생 많으십니다.” 지난달 21일 강원도 설악산 흔들바위로 향하는 등산로에서 임기종(66)씨를 본 등산객이 눈이 휘둥그레져 말했다. 160㎝가 되지 않는 호리호리한 체격이지만 그의 등에는 키만큼 높은 채소와 과일 상자가 탑처럼 쌓여있었다. 임씨는 설악산에 남은 마지막 지게꾼이다. 막노동을 하면서 한 달에 4~5번 60㎏이 넘는 짐들을 흔들바위 옆으로 옮긴다. 일을 시작할 때는 60여명의 동료들이 함께했다. 하지만 휴게소나 산장들이 없어지고, 일감도 줄면서 모두 떠나고 혼자 남겨졌다. 6남매 중 셋째인 임씨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16세 때부터 지게를 졌다. 초창기에는 어깨에 피멍도 들고 다리 근육이 뭉쳐 며칠 앓기도 했다. 말 그대로 고난의 연속이었다. 잠시 짐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던 임씨는 “내가 벌지 않으면 가족이 다 굶어 죽을 상황이었다”며 “당시엔 배를 타거나 짐을 지거나 둘 중 하나였는데 오로지 이 일 아니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3~4년 버텼더니 산악이 내 체질에 맞더라”고 말했다. 40㎏ 짐 기준으로 3만원을 받고 있다는 임씨는 빠듯한 생활에도 선행을 이어와 2012년에는 국민추천포상 대상자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20년 넘게 보호시설에 있는 지적장애 1급 아들에게 음식을 가져다주다가 주변 사람들이 함께 먹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기부 활동을 시작했다. 코로나 사태 전까지는 ‘다사랑나눔봉사회’를 운영하며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효도 관광도 진행했다. 강인했던 임씨도 지게꾼 일이 점점 힘에 부치고 있다. 임씨는 “50대 때만 해도 120㎏ 냉장고가 거뜬했는데 이제는 숨이 차고 힘들어 죽겠더라”며 “지금은 이 정도(약 60㎏)의 짐이 적당하다. 70살까지는 힘 닿는데 까지 해볼 생각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젊은 시절에는 가족을 위해, 장년에는 이웃을 위해 산에 오르는 ‘설악산 작은 거인’은 오늘도 사랑을 나른다.

이 기자의 수장작 ‘설악산 작은 거인, 사랑을 나르다’는 설악산 마지막 지게꾼 임기종 씨의 삶을 인간적인 시선으로 잘 포착한 사진이다.

국민일보 사진부 최현규 기자(왼쪽), 이한결 기자(오른쪽)


한국사진기자협회는 전국 신문 및 통신, 인터넷 매채 500여명의 사진기자들이 취재 보도한 사진 중 뉴스와 예술적 가치가 뛰어난 작품을 매월 선정해 이달의 보도사진상을 수여하고 있다.
서영희 기자 finalcut02@kmib.co.kr

서영희 기자 finalcut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