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오미크론 확진자 폭증, 중장기적으로 긍정적”

입력 2022-02-23 14:38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이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비대면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이 단기적으로 위험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방역 안정화와 일상회복에 긍정적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이 계절독감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이유에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단기적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면 결국 위중증, 사망자의 절대 숫자도 증가할 수 있어 위험하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델타와 비교해 치명률이 상당히 낮은 오미크론이 확산한다는 점에서 일상회복을 위한 긍정적 요인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증화율이 낮은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또다시 대규모 유행을 거칠 경우, 백신으로 면역을 획득한 이들과 자연면역을 지니게 된 이들이 크게 늘면서 확산세가 꺾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방역 당국이 확진자 13만6046명을 분석해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차 접종자의 경우 오미크론 변이 감염 시 치명률이 0.08%로 나타났다.

한국보다 대유행이 앞서 지나간 나라들의 확진자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난 점도 낙관적 전망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국제 통계 전문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영국의 하루 확진자는 4만1130명, 미국은 6만1863명, 독일은 15만8507명을 기록했다. 이날 국내 신규 확진자 수(17만1452명)보다 적은 수치다.

미국의 경우 22일 발표된 주간 하루평균 확진자 수가 8만9024명을 기록했다. 이날 기준 한국의 최근 일주일 하루평균 신규 확진자 수인 11만910명보다도 적다. 오미크론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달 중순쯤 하루평균 확진자 수가 무려 80만명에 달했으나, 한 달여가 지난 현재 약 10분의 1수준까지 감소했다. 한국보다 6.5배 인구가 많음에도 유행이 정점을 지나면서 확산세가 약화돼 한국보다 더 적은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손 반장은 “앞으로 어떻게 중증 환자와 사망자를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유지하면서 유행을 겪어나갈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현재까지는 오미크론 자체의 특성에 더해 안정적인 의료체계를 통해 위중증 환자, 사망자를 최소화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정적 추이를 유지하려면 예방접종과 함께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한 보호 체계를 강화하고, 중증·사망률을 최소화하는 데 방역·의료 자원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되면 일상회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행이 정점을 지난 후 시행될 사회적 조치 조정 방안에는 방역패스의 축소도 포함될 전망이다.

손 반장은 “방역패스나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방안은 오미크론 유행이 진행되는 상황과 정점 도달, 이후 감소세 전환 등의 시점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