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만 5∼11세 어린이가 접종할 수 있는 코로나19 백신 사용과 관련해 다음달 중 구체적인 접종계획을 발표한다고 23일 밝혔다.
권근용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 접종관리팀장은 23일 백브리핑에서 “5∼11세 대상 코로나19 예방접종 백신 품목 허가 사항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접종 계획 수립과 전문가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부 계획은 백신 도입 일정과 접종 시기를 조율해야 하는 만큼, 3월 중으로 준비해 발표하겠다”고 부연했다.
권 팀장은 “그간 백신 품목 허가를 전제로 소아·청소년과, 감염내과 전문의 등을 통해 접종 필요성과 전문가 의견을 구했고, 부모님의 (소아 백신) 접종에 대한 수용성을 주제로 연구 용역을 진행했다”며 “여기에 전문가 자문회의와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통해 국외 접종현황과 효과성도 검토해왔다”고 설명했다.
권 팀장은 소아용 백신 물량과 관련해서는 “기존에 화이자사와 계약한 물량 안에 소아용 백신도 포함돼 있다”며 “구체적인 수량은 언급하기 어렵지만 아직 국내 도입 전이며, 도입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오전 한국화이자제약이 수입품목으로 허가 신청한 5∼11세용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주 0.1㎎/㎖(5∼11세용)’를 허가했다.
식약처는 한국화이자제약이 제출한 임상시험 자료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5∼11세용 코미나티주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이번에 식약처가 허가한 백신은 미국과 유럽연합, 영국, 스위스, 호주, 캐나다 등 62개국에서 허가 또는 긴급사용승인 등을 받아 5∼11세 접종에 사용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가운데 백신 미접종군인 유아·어린이들 확진이 다른 연령대보다 더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다만 소아용 백신 허가가 현재 코로나19 확산세를 억제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허가돼 실제 접종이 이뤄지는 시점은 3월 초로 예상되는 유행 정점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저질환 등으로 감염 시 중증 악화 가능성이 높은 아동을 보호하는 데는 백신 접종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소아 백신접종은) 유행 상황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그때까지 감염되지 않은 고위험군 아이들을 보호하는 정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고위험군 환아들에게는 이익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접종을 강력하게 권고하기는 어렵겠지만 천식이 있거나 기저질환이 심각한 아이들, 중증 장애아들에게는 접종의 길을 빨리 열어주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