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투어 탐욕적이다” 발언 논란 필 미켈슨, 결국 사과

입력 2022-02-23 13:57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맹비난하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오일머니’를 앞세운 슈퍼골프리그(SGL)를 지지해 논란이 된 필 미켈슨(미국)이 결국 사과했다.

미켈슨은 22일(현지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무모한 행동으로 사람들을 불쾌하게 했다. 부적절한 표현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골프와 동료, 팬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며 “자숙하며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앞서 미켈슨은 “PGA 투어는 역겹도록 탐욕적이다. 선수들에게 돈을 제대로 지급해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친 샷에 대한 권한이 투어에 있다. 내가 친 샷을 내가 촬영해 쓰려 해도 비용을 청구한다. 이벤트 대회인 '더 매치'를 했을 때 매번 투어에서 100만 달러씩을 떼 갔다”고도 했다.

미켈슨의 이 발언은 후폭풍을 가져왔다. 미켈슨은 투어가 수익의 26%만 플레이어에게 줬다고 주장했는데 실제론 55% 선수들에게 줬다는 미 언론의 반박이 나왔다. PGA 관계자나 동료 골프 선수들도 등을 돌렸다. 브룩스 켑카(미국)는 SNS를 통해 “내가 미켈슨이라면 ‘욕심’이라는 단어는 안 쓸 것 같다”고 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이기적이고 무지했다”고 비판했다.

이 와중에 PGA 유명 선수들은 SGL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더스틴 존슨(미국)은 “지난 몇 달 동안 나와 새로운 투어에 대한 많은 추측이 있었지만 이제 그런 추측을 잠재울 때가 됐다고 느낀다”면서 “나는 PGA 투어에만 전념할 것”이라고 했다.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뛰고 있는 한 나 역시 PGA투어에서 뛰겠다”고 했다. 매킬로이도 SGL에 합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켈슨은 PGA 투어에서 메이저 대회 6승을 포함해 통산 45승을 거둔 최고의 스타 중 하나다.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번 PGA 투어 관련 부적절한 발언으로 인해 메인 스폰서마저 잃게 됐다. 앞서 2008년부터 미켈슨을 후원해온 글로벌 회계·컨설팅 그룹 KPMG는 “후원계약을 즉시 종료하기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