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와의 영토 분쟁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에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현지 기독교인들이 거리로 나와 기도와 예배를 방패 삼아 전쟁 국면에 맞서고 있다.
에미상을 받은 미국의 저널리스트 알렉시스 월켄스타인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사실을 전하며 “우크라이나 기독교인들이 전쟁 위험 국면에 있는 그들의 나라를 위해 야외에서, 눈 속에서 기도하고 있다. 위급한 상황에 부닥친 그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자”고 권면했다.
미 CBN뉴스와 브레이킹크리스천뉴스(BCN)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기독교인들은 지역 목회자를 필두로 매일 밤 함께 모여 기도회를 여는 한편, 피난민 수용 계획 등을 세우며 국가적 위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서부 리비우의 키즈멩코 드미트로 뉴제너레이션교회 목사는 CBN뉴스에 “사람들의 걱정이 크지만 우리는 기도를 통해서만 이 나라의 평화를 지킬 수 있기에 온 힘을 다해 예수님을 바라보자고 서로 격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드미트로 목사에 따르면 그의 신도 중 70%는 러시아가 최근 군 투입을 결정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출신이다. 그들 다수는 앞서 2014년에도 현지를 점령했던 친러 분리주의자의 핍박과 폭력을 피해 정든 고향을 떠나왔다.
리비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 당국은 이번에 촉발된 전쟁 위협으로 500만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대비 체제를 갖추고 있다.
리비우 도심 근처의 아프리카인 교회 성도들도 그들을 받아 준 나라를 위해 기도하며 피난민 수용을 준비 중이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티모시 아데빌레 크라이스트엠버시교회 목사는 “우리 기독교인들은 피난민들에게 예수님의 손과 발이 될 준비가 돼 있다”며 “기독교인으로서 그리고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주님은 평화를 원하시기 때문에 온 세상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이자 의무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결성한 우크라이나 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하고 이 지역에 군 투입을 지시해 전운이 최고조에 달했다.
CBN뉴스는 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점령한 이 지역 내 우크라이나 기독교인들은 교회 모임조차 금지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22일 기준 우크라이나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 수는 선교사 14명, 유학생 4명, 자영업자·영주권자 45명 등 63명이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