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독립을 승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똑똑하다”고 치켜세웠다. 또 “내가 재임했으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자신을 밀어내고 집권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난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23일(한국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 클레이 트래비스의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위협을 ‘천재적’이라고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시아 반군에 의해 수립된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을 각각의 독립국으로 인정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한 뒤 평화유지 활동을 명분으로 한 러시아군 파병을 명령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 상황을 TV에서 보고 ‘천재적’이라는 말이 나왔다”며 우크라이나 영토인 돈바스 지역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독립국 승인에 대해 “멋진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얼마나 똑똑한가. 푸틴 대통령은 그 지역(돈바스)에 진입해 평화유지 세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런 평가는 바이든 행정부는 물론 유엔 차원에서도 용인되기 어렵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위기를 놓고 특유의 거친 발언을 내뱉는 데 거리낌이 없었다. 이런 발언을 쏟아내는 이유는 결국 바이든 대통령을 비판하기 위해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가 재집권했다면 (푸틴 대통령이) 이런 일을 절대로 벌이지 못했을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대응은 무엇인가. 아무것도 없다. 매우 아쉽다”며 “러시아의 행동으로 유가는 더 상승했다. 이로써 푸틴 대통령은 원하는 바를 달성했다. (러시아는) 더 부유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미국 보수 논객 루 돕스의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서도 북한의 미사일 도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 대만에 대한 중국의 위협적인 행동을 열거하면서 “내가 대통령이었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