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 김치공장에 ‘썩은 배추·곰팡이 무’…직원도 “안 먹어”

입력 2022-02-23 05:43 수정 2022-02-23 10:18
MBC뉴스데스크 화면 캡처

국내의 한 유명 식품업체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김치공장 한 곳에서 썩은 배추와 무로 김치를 만든다는 공익신고자의 신고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접수됐다.

22일 MBC는 뉴스데스크 보도에서 국내 김치 전문기업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충북의 한 김치공장 내부 영상을 공개했다. 공익신고자 A씨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여러 번에 걸쳐 촬영한 영상이었다.

김치공장 내부가 찍힌 이 영상에는 작업자들이 손질하는 배추와 무가 대부분 변색돼 거뭇거뭇하거나 보라색 반점, 하얀 곰팡이 등이 가득한 모습이 나왔다. 배추를 손질하던 작업자들이 썩은 부위를 잘라내며 “쉰내가 난다” “나는 안 먹는다” “더럽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왔다. 한 작업자는 “우리한테 하면서 이런 걸 넘긴다고 하면 되는 거예요? 안 되는 거 아닙니까?”라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MBC뉴스데스크 화면 캡처

공장 위생 상태도 만만치 않았다. 깍두기용 무를 담아놓은 상자엔 시커먼 물때와 곰팡이가 붙어 있었다. 심지어 완제품 포장 김치를 보관하는 상자엔 애벌레 알이 달려 있었다. 냉장실에 보관 중인 밀가루 풀에도 곰팡이가 보였다.

식약처는 이날 해당 김치공장을 방문해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A씨는 이 같은 실태를 지난달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공익신고자는 이날 MBC를 통해 “이런 걸 가지고서 음식을 한다는 자체가 너무 비양심적”이라며 “‘대한민국 명인 명장’ 이렇게 (광고를) 해서 (판매)하는 그 김치인데…”라고 말했다.

MBC뉴스데스크 화면 캡처

해당 김치 전문기업과 이 기업의 자회사는 MBC에 “관리에 책임이 있었다. 소비자들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자회사 관계자는 “미관상으로 상식선으로 원료의 품질이 떨어진 것은 잘못된 일이자 죄송한 일”이라며 “썩거나 먹을 수 없는 부분은 재료 손질과정에서 전량 잘라내고 폐기해, 완제품 김치에는 쓰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전체 매출이 약 550억원인데, 해당 공장은 50억원 정도로, 10%가 안 된다”며 “즉시 시정조치 했고, 직영 공장 세 군데의 제품들은 원재료 보관 창고가 달라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