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조롱’ 맛 들린 이준석…국민의당 “‘조롱의힘’ 개명해라”

입력 2022-02-23 05:15 수정 2022-02-23 09:58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 사진)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조롱했다. 안 후보가 ‘야권 후보 단일화 결렬’ 선언을 한 뒤로 공방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국민의당은 “조롱의힘으로 개명하라”며 반발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안철수, 윤석열 향해 단일화 겁나서 도망쳤다…윤석열이 포기하면 내가 정권교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한 뒤 “댓글로 ‘ㄹㅇㅋㅋ’ 네 글자만 치세요”라며 조롱하는 글을 올렸다.

‘ㄹㅇㅋㅋ’는 ‘진짜’라는 의미의 ‘리얼(REAL)’을 뜻하는 ‘ㄹㅇ’과 웃음소리인 ‘ㅋㅋ’를 합친 말이다. 온라인 공간에서 “네 말이 다 맞다”며 상대방의 비논리적 주장을 조롱하는 의미로 주로 사용된다.

이 대표가 공유한 기사에는 안 후보가 부산 유세에서 윤 후보와의 단일화 관련 질문을 받고 “경선을 하자고 제안했는데, (윤 후보가) 겁이 나서 도망쳤다”며 “(윤 후보가) 포기해 주면 제가 정권교체를 하겠다”고 답한 내용이 포함됐다.

국민의당은 이 대표의 ‘조롱’에 즉각 응수했다. 윤영희 선대위 부대변인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낙선운동 삼매경 중인 조롱의힘 이준석 대표’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이 대표의 저급한 정치 행태가 대한민국 정치 품격을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있다”며 “이 대표의 선전이 거듭될수록 윤 후보의 낙선은 예견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엘리트 보수를 자처하던 국민의힘에는 더 이상 일말의 품격도 없다”며 “당의 얼굴인 대표부터 (원희룡) 정책본부장까지 인터넷 커뮤니티만 보고 SNS에서 킥킥대는 모습이 가관이다. 차라리 ‘조롱의힘’으로 개명하길 추천한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이 대표가 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비공식 선대위원장으로 임명받은 건 아닌지 꼭 확인해보길 바란다”며 “윤 후보를 향한 진심어린 조언”이라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1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도 “(처음에) 단일화하자고 한 분도 안 후보, 중간에 단일화 안 하겠다고 선언한 분도 안 후보다. 완주도 이번 대선 기간 중에만 두세 번 정도 선언했다”며 “그분은 항상 하고 싶은 대로 하는 분”이라고 안 후보를 저격했다.

이 대표는 조롱성 발언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저는 안 후보를 조롱할 수 있다. 정치인들과는 상호 조롱한다”며 “안 후보에 대해 정치인 대 정치인으로서 무슨 말이든 할 수 있다. 그런데 국민의당은 선거 때마다 단일화를 가지고 협박을 한다. 이는 근절돼야 할 양태”라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