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푸틴 자금 조달 차단”… 러 국책은행 등 제재 시작

입력 2022-02-23 04:49 수정 2022-02-23 08:24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돈바스 친러 분리주의 세력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독립 승인과 군대 파병을 ‘침공’으로 규정하고 제재를 시작했다. 당장 러시아 최대 국책은행인 대외경제은행(VEB)과 방위산업 지원 특수은행인 프롬스비야즈방크(PSB) 등 2곳에 대한 금융제재부터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에서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조치를 언급하며 “이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동맹과 파트너는 2014년에 이행한 단계를 훨씬 뛰어넘는 제재와 대응을 시작하겠다. 러시아의 행동에 대응하고 대가를 치르게 하기 위한 첫 번째 제재”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VEB와 PSB 등 러시아 대형 금융기관 2곳에 대한 전면적 차단 제재를 시행한다. 러시아 국가 채무에 대한 포괄적 제재도 시행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우리가 서방 자금 조달에서 러시아 정부를 차단했다는 의미”라며 “러시아는 더는 서방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러시아 엘리트와 그 가족에 대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들은 크렘린 정책의 부패한 이익을 공유했다”며 “고통도 함께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수송관 사업인 ‘노르드스트림-2’사업에 대해 “중단되도록 독일과 협력했다”고 말했다. 독일은 전날 노르드스트림-2 사업 승인 중단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또 “에너지 공급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주요 산유국 소비자 및 생산자와 공동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향해 “추가 도발을 지속할 경우 러시아는 추가 제재를 포함해 훨씬 더 가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누가 이웃 영토에 새로운 국가를 선언할 권리를 부여할 수 있느냐”며 “이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며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두 지역을 독립 국가로 인정했다. 기이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와 싸울 생각이 없다”면서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영토를 방어하고 이들과의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방어무기 지원을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벨라루스에서 군대를 철수하지 않겠다고 한 것에 대응해 “발트해 동맹국인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이미 유럽에 주둔한 미군과 장비의 추가 이동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여전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군사 공격을 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믿는다. 내가 틀렸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침략자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러시아가 다음에 무엇을 하든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그럼에도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할 시간이 아직 있다. 외교가 아직 가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