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억 번 ‘중국의 딸’ 구아이링, 올림픽 끝나자 미국행

입력 2022-02-23 04:13 수정 2022-02-23 09:47
동계올림픽 스키서 두 번째 금메달 딴 중국 에일린 구. EPA연합뉴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중국 대표팀에 금메달 2개를 포함해 3개의 메달을 선사하며 ‘중국의 딸’로 불렸던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 구아이링(미국명 에일린 구)이 중국 네티즌에게 맹비난을 받고 있다.

인민일보 등 중국 주요 매체들은 22일 USA투데이를 인용해 “구아이링이 올림픽을 마친 뒤 미국으로 돌아가 학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구아이링은 USA투데이에 “스키를 여전히 좋아하지만 앞으로 경기에 출전할지는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면서 “확실한 것은 미국으로 돌아가 스탠퍼드대에서 공부하고, 나에 관한 책을 출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직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는 구아이링은 패션 사업과 관련한 경력을 이어가고 싶다고도 밝혔다.

구아이링이 예상보다 빨리 미국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히자 중국 네티즌들은 “돈만 벌고 떠나는 배신자” “구아이링이 조국을 버렸다” 등의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구아이링은 올림픽 기간 중국에서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을 비롯해 안타, 징둥, 루이싱 커피 등 중국 브랜드까지 20개 이상의 광고를 섭렵하며 돈방석에 앉았다. 구아이링이 벌어들인 광고 수익은 약 400억원이며, 올림픽 메달 획득 포상금까지 합하면 약 1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네티즌들의 비난이 이어지자 구아이링은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소회를 올렸다. 구아이링은 “나는 줄곧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가 돼 세계기록과 한계를 넘어서기를 희망했다”면서 “나는 인생 최고의 2주를 보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나는 역사상 가장 어린 프리스타일 스키 금메달리스트가 됐고, 익스트림 스포츠 역사상 처음으로 메달 3개를 딴 선수가 됐다”며 “또 중국 역사상 첫 번째 프리스타일 스키 금메달리스트가 됐다”고 자신의 업적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가족과 친구, 코치진, 동료 선수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나는 아직 베이징에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구아이링은 원래 미국 국적이고 미국에서 쭉 스키를 배웠지만, 2019년부터 중국 국가대표로 뛰었다. 그가 미국 대신 중국 대표선수로 올림픽에 참가하자 이중국적이 허용되지 않는 중국에서는 이중국적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구아이링은 우승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에 있을 때는 중국인이고 미국에 있을 때는 미국인”이라는 대답을 내놓은 바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