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삽시간에 16만명 육박, 폭증…정부는 연일 낙관론

입력 2022-02-22 21:36 수정 2022-02-22 23:39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2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안내하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단숨에 10만명대에서 16만명 가깝에 폭증했다. 22일 오후 9시까지 확인된 수준으로 자정까지 집계하면 16만명대에 올라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코로나19 유행 관련 낙관론을 꺼내는 빈도가 눈에 띄게 잦아졌다. 확진 규모가 커지는 가운데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낮아지면서 ‘엔데믹’(풍토병으로 자리잡는 현상)이 가까워진다는 것이지만, 자칫 방역을 지나치게 빠르게 느슨하게 해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국 17개 시도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15만80005명으로 집계됐다.

경기와 서울에서만 각각 5만명, 4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이미 확인됐다.

15만명대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일 뿐더러 전날 동시간대 집계치 9만7935명에서 단번에 6만70명이나 늘어난 것이다.

진단검사 건수가 줄어드는 주말 효과가 사라지고 월요일부터 검사건수가 늘어나면서 확진자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집계를 마감하는 자정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23일 발표될 신규 확진자는 16만명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토요일(19일)과 일요일(20일)에 선별진료소에서 이뤄진 진단검사는 각각 21만2000건, 29만6000건 정도였으나 전날에는 배가 많은 58만건의 검사가 이뤄졌다.

집계를 마감하는 자정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23일 발표될 신규 확진자는 이보다 더 늘어나 16만명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지난 2일 2만명을 넘어선 신규 확진자수는 지난 5일 3만명대, 9일 4만명대, 10일 5만명대, 16일 9만명대, 18일 10만명대로 올라선 이후 한 번에 16만명대로 올라서는 게 된다.

방역당국과 연구기관들은 앞서 국내 오미크론 유행이 이달 말이나 내달 중 정점에 이르고, 정점에서 신규 확진자는 14만∼27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처럼 확진자가 폭증하는 가운데 ‘코로나19 출구를 찾아가는 현상’이라며 현상을 낙관하는 정부 언급도 잦아지고 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앞으로 낮은 치명률을 유지하고 유행을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면 오미크론도 다른 감염병과 같은 관리 체계로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출구를 찾는 초입에 들어선 셈”이라고 밝혔다.

현재와 같은 낮은 치명률이 유지되면 ‘계절독감’처럼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정부가 지난해 12월 이후 국내 확진자 6만7207명을 분석한 결과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의 중증화율은 0.38%, 치명률은 0.18%로 델타 변이 때 각각 1.4%, 0.7%였던 것에 비해 확연히 낮아졌다.

그러나 아직 유행의 정점이 채 오기 전 먼저 출구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우려도 나온다. 기존에 서둘러선 안된다고 강조하던 정부의 메시지 기조가 갑자기 변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의 유행은 엔데믹화 초기 단계가 아니라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인한 의료 시스템 붕괴의 초입”이라고 경고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