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론 보는 이재명 시각 “文정부와 다른 점도 있는데…일부러 무시하는 프레임”

입력 2022-02-22 18:30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코로나 피해 극복과 대응 방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2일 높은 정권교체 여론에 대해 “일종의 프레임”이라며 “‘정권심판이냐, 정권유지냐(만 묻는)’ 세상에 그런 질문이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이런 식으로 물어보면 (사람들은) 변화를 바라게 돼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재선에 나오면 그 말이 맞겠죠. 그런데 저는 이재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책도 일부 다르고, 승계할 건 승계하지만 다른 것도 많고, 추가할 것도 많고, 다르다”며 “이 점들을 일부러 무시하는 프레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의 발언에는 정권교체 여론이 곧장 야권 후보의 지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 후보는 “정권에 비판적인 입장, 그러니까 ‘정권재창출은 안 된다, 심판해야 한다’ 이런 쪽도 ‘이재명 지지한다’가 상당히 많지 않냐”고 말했다.

민주당 선대위 내에서도 비슷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선대위 관계자는 “정권교체 여론은 촛불혁명을 통해 민주당에 권한을 몰아줬는데, 그동안 한 게 무엇이 있냐는 질책”이라며 “결국 지금의 무능함을 유능함으로 바꿔야 한다는 데 그 핵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유능한 경제대통령’, 정권교체를 넘어선 ‘정치교체’ 등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사거리에서 위기극복·국민통합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역대 정권재창출 사례를 근거로 제시하기도 한다. 김대중·이명박 정부 임기말에도 정권교체 여론이 높았지만 각각 노무현·박근혜 정부로 정권재창출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권교체 여론과 실제 당선결과 사이에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코로나 방역과 부동산 문제 등에서 현 정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이 후보의 당선을 정권교체로 받아들일 지지자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정부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얕잡아 봐서는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민주당 한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면 정권재창출을 강하게 지지하는 응답자보다 정권교체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는 사람이 배 가량 많다”며 “정권교체 결집력이 매우 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리서치가 한국일보 의뢰로 18~19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매우 잘 못하고 있다’는 답변은 26.2%였다. ‘매우 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15.3%에 비해 10.9% 포인트 더 높았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