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2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두고 “견적이 딱 나오는 사건이다. 이거 한 건만 했겠는가”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한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윤 후보는 이날 충남 당진·서산·홍성·보령을 거쳐 전북 군산·익산까지 ‘서해안 라인’ 거점을 돌며 유세를 펼쳤다. 대선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지역인 충청권 표심을 다지고, 호남 민심까지 잡겠다는 포석이다.
윤 후보는 당진전통시장 유세에서 이 후보를 겨냥해 “대장동 부패를 벌인 몸통이 5000만 국민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국가 최고의사결정권자가 돼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저런 사람을 후보를 미는 민주당이 김대중의 민주당, 노무현의 민주당인가”라며 “정부를 맡게 되면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닌 김대중의 민주당, 노무현의 민주당에서 합리적으로 국정을 이끌었던 양식 있는 정치인들과 협치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서산 유세에선 이 후보의 법인카드 횡령 논란을 두고 “공직에서 발급되는 법인카드를 저런 식으로 쓴다는 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며 “대한민국 공무원들은 마음이 다 떠났다”고 주장했다. 또 “대장동, 백현동, 성남FC, 코나아이 등 꼽을 게 한둘이 아니다”며 “이런 사람에게 나라 맡기면 되겠나. 이건 고양이 앞에 생선 맡기는 것보다 더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도 거듭 직격탄을 날렸다. 윤 후보는 보령 유세에서 “이재명의 민주당을 끌고 가는 주역들이 장악해서 지난 5년의 국정을 망가뜨렸다”며 “3월 9일 대선은 이재명의 민주당 주역들과 대한민국의 상식 있는 국민들의 대결”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유세 때마다 ‘어퍼컷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윤 후보는 이날 1주일 만에 호남을 다시 찾았다. 전북 군산과 익산에서 유세를 펼친 윤 후보는 23일에는 전북 정읍과 전남 목포를 방문한다.
특히 23일 전남 신안 하의도에 위치한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할 계획이다. 보수 진영 대선 후보로서는 첫 방문이다. 그만큼 호남을 적극적으로 끌어안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이 진영에 관계없이 거부감이 없는 인물이라는 인식도 반영됐다.
윤 후보는 최근 전직 대통령 생가를 연이어 찾고 있다. 지난 18일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19일에는 경남 거제의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정치 경험이 짧은 윤 후보가 산업화와 민주화의 상징인 전직 대통령들에게 배운다는 의미다.
이준석 대표와 유의동 정책위의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도 윤 후보 지원을 위해 총출동해 호남을 누볐다. 이들은 전남 신안 흑산도를 찾았고, 광주에서는 복합쇼핑몰 유치 공동 대응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대표는 흑산도 유세에서 “국민의힘은 2009년 이명박 대통령 시절부터 이야기가 나왔던 흑산공항 사업을 꼭 완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광주에서는 “지역민들 정서를 외면하고 본인들끼리 이해관계를 조정하느라 해내지 못했던 숙원사업들에 대해 민주당이 뜨끔해할 만한 광주쇼핑몰 2탄, 3탄도 있다는 것을 경고한다”며 “이제 국민의힘은 호남에서도 당당하게 정책으로, 미래 비전으로 민주당과 경쟁하고 싶다”고 말했다.
당진·홍성·보령·익산=이상헌 기자, 강보현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