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인간’ 로지, 음원 첫 데뷔 “내가 누군지 나도 혼란”

입력 2022-02-22 16:56
로지 싱글 앨범 'Who am I' 커버.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 제공.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Rozy)가 22일 데뷔곡 ‘Who Am I’를 발매하며 가요계에 정식 데뷔했다.

로지의 첫 번째 싱글 ‘Who Am I’는 음원 IP 수익화 전문회사 뮤직바인이 총괄 제작을 맡은 첫 프로젝트다. 볼빨간 사춘기의 앨범 프로듀싱을 맡았던 정재원이 프로듀싱에 참여했다.

이날 정오에 공개된 데뷔곡 ‘Who Am I’는 가상 인간으로서 느끼는 로지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담은 노래다.

로지는 자신의 가치를 알아봐줄 상대를 찾아나선다는 주제를 가지고 ‘아직은 알지 못해 who I am(내가 누군지). Tell me who am I(내가 누군지 말해줘). 널 기다려. 날 느낄수 있게’라고 노래한다. 중간 템포의 발라드 곡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로지는 지난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앨범 발매를 예고하며 “첫 앨범에서만큼은 가상 인간으로 살아가는 내 진솔한 고민을 담았다. 내가 누군지 나도 가끔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고 적었다.

가상 인간 로지가 노래를 연습하는 모습.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 제공.

로지의 데뷔곡 공식 음원이 올라온 유튜브 채널에는 “음악 너무 좋다” “로지가 가상인간이지만 사랑에 빠졌다” “신기하다 끌리는 매력이 있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다수였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누리꾼들의 ‘팬심’ 어린 반응도 이어졌다.

가상 인간인 로지의 정식 이름은 오로지로 ‘오직 단 한 사람’이라는 의미다. 12만2000명에 달하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한 국내 최초의 ‘버추얼 인플루언서’이기도 하다. 지난해 여름 ‘신한라이프’ 광고에 출연해 춤을 추던 여성 모델이 사실은 가상 인간 로지였다고 알려지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로지는 22세로 8월 19일생이지만 가상 인간인 만큼 출생연도는 없다. 2022년 2월 22일에 첫 싱글앨범을 발매한 이유는 자신의 영원한 22세를 기념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로지의 얼굴은 3D모델링으로 만들었지만 목소리와 신체까지 모두 가상은 아니다. 로지의 가상 얼굴 뒤에는 실제 사람 대역의 신체와 목소리가 있다. 광고와 화보를 찍을 때도 실제 대역 모델로 촬영을 하고 3D 모델링으로 만든 로지의 얼굴을 덧씌우는 형식이다.

메타버스가 화두인 세상에서 가상인간 로지가 떠오르는 이유는 인간 세계에 적용되는 규범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시대이지만 로지는 마스크를 쓰고 사진을 찍지 않아도 괜찮다. 또 세계 여행을 즐기는 화보를 마음껏 뽐낼 수 있다. 심지어 연예계에서 종종 벌어지는 스캔들과 논란에서도 자유롭다.

이런 방식으로 누구나 좋아할 법한 가상의 캐릭터를 만들어 현실 세계로 불러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중성적인 얼굴을 지향했다는 로지의 혈액형은 O형, 좋아하는 것은 세계여행, 요가, 러닝이다. MZ세대를 겨냥한 구체적인 설정을 담은 것이다. 실제 가상 인플루언서 팔로워의 73%가 MZ세대라고 한다.

로지의 소속사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는 이번 음원 활동을 통해 얻게 되는 수익금 전액을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에 기부할 계획이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