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즈오카에 위치한 신사가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사진을 내걸고 이른바 ‘BTS신사’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국내 팬들은 물론 일본 내에서도 비판의 여론이 높다.
신사는 ‘이즈독 리조트 바이 더 시’ 부지에 위치해있다. ‘By The Sea’ 이름을 따 ‘BTS’ 신사지만 내부에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사진이 걸려 있다.
또 해변에도 BTS 이름을 나타내는 조형물을 세워 홍보하고 있다.
BTS 신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되며, 입장권 가격은 한화로 약 2만원이다. 의복을 갖춘 제관이 함께하는 특별기도는 5000엔, 한화로 약 5만원을 받는다.
일본에는 고유 토착신을 모시는 10만 여개의 신사가 종교시설, 관광지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죽은 이들을 대상으로 제사를 지내거나 복을 기원하지만 살아있는 유명인들을 참배 대상으로 삼아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 팬들은 죽은 신을 모시는 신사에 산 사람의 사진을 가져다 놓은 것에 대한 분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 등으로 한·일 역사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신사 홍보용으로 BTS 이름과 사진까지 악용하는 데도 비난의 목소리가 크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일본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 아미라고 밝힌 네티즌은 “초상권을 이렇게 침해하도 되는 것인가”라며 “이 신사에서 모시는 신은 따로 있다는데 BTS 멤버 사진을 놓고 홍보하는 것은 미친 행동이다. 소속사가 나서야 할 때”라며 비난했다.
일반인들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야후재팬에 관련 보도가 올라오자 네티즌들은 “타국의 가수로 신사를 만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신사청에서 허가를 받지 않은 가짜 신사. 변명의 여지가 없다” “돈벌이 밖에 생각하지 않는 자들. 아미들도 BTS가 좋다고 이런 비공식 적인 것에 동참하면 안 된다” “부끄러우니 멈춰달라” “BTS만 붙이면 좋을 줄 아나? 이건 아니다”라며 22일 기준 600여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다.
일부 네티즌들은 “일본에서만 통용되는 문화일 뿐 외국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 “일본 가수 아라시 멤버의 성이 붙은 아라시 신사는 전국에 있고, 그래서 유명해져서 참배객이 늘어난 곳도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을 흉내낸 것”이란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방탄소년단 소속사가 저작권을 엄격히 관리하는 만큼, 이번 BTS 신사 건은 도가 지나치다는 게 중론이다. 게다가 방탄소년단을 상업적으로 무단으로 이용한 만큼, 일각에서는 법적인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