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2일 부산을 찾아 ‘4번 타자’가 되겠다는 의미로 야구 방망이를 휘두르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어퍼컷’이 화제로 떠오르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하이킥’을 선보이며 맞불을 놓았는데, 안 후보도 유세 현장의 세리머니 대결에 가담한 것이다.
안 후보는 이날 부산 중구 광복로 선거 유세에서 무대에 올라선 뒤 양강 후보를 겨냥한 듯 “마∼고마해라”라고 소리치며 야구방망이를 두 차례 휘두른 뒤 두 손을 번쩍 들어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진행자는 안 후보의 스윙에 맞춰 부산 사투리로 “마이 무겄다(먹었다) 아이가!”라고 외쳤다.
안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저는 뼛속 깊이 부산 사람이고, 서울에서, 중앙에서 정치하면서도 부산을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며 자신이 부산 출신임을 강조했다.
안 후보는 또 “정권교체가 아니고 적폐 교체가 되길 원하나”라며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고 경제를 잘 모르고 능력이 없으면 정권교체를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 오히려 우리나라는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전날 TV토론에서 윤 후보에게 질문한 뒤 윤 후보의 답을 듣던 중 눈을 감고 고개를 좌우로 절레절레 저은 행동의 의미를 묻자 “저는 그 정도는 알 줄 알았다”고 했다.
이어 “20세기 산업화 시대에는 ‘대통령은 다 알 필요가 없다. 그냥 머리를 빌리면 된다’는 말이 있었는데, 그건 수십 년 전 사고방식”이라며 “21세기 대통령은 그냥 전문가 머리를 빌리는 사람은 안 되고, 어떤 전문가의 머리를 빌릴 건가 하는 머리를 가진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전문가에게 맡긴다? 그러면서 나라가 망가지는 거다. 저는 그걸 막으러 나왔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각 분야의 전문가를 기용해 관련 업무를 일임했다며 전두환 전 대통령을 긍정 평가했던 윤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세에 함께한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 교수는 연설에서 “2012년 남편이 정치에 들어설 때 ‘선한 사람이, 거짓말하지 않고 약속 지키고 부정부패하지 않는 정치인이 제대로 나라를 이끌어나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했다. 10년 동안 준비했고 10년 동안 남편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더 단단해졌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