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가상화폐) 시장이 우크라이나 전운을 견디지 못하고 연일 급락장을 이어가고 있다. 리플·도지코인 같은 알트코인 가치는 반나절 만에 두 자릿수 비율로 떨어졌다.
비트코인은 22일(한국시간) 오후 3시 현재 미국 가상화폐 시가총액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보다 6.17% 하락한 3만6819달러(약 4396만원)를 가리키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대치 국면에서 불과 1주일 사이에 15.52%나 급락했다.
해외보다 비싼 가격에 매매되는 국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은 4500만원 선으로 밀렸다. 같은 시간 빗썸에서 4499만4000원, 업비트에서 4511만6000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오전 0시를 기준으로 4.6%나 빠졌다. 하루 전 거래가는 4700만원 선이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루간스크주를 각각의 독립국으로 인정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하고 ‘평화 유지’ 명분의 파병을 명령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푸틴 대통령의 결정을 사실상 침공 명령으로 보고 있다.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반군은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을 계기로 분리 독립을 주장하며 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했다. 친러 반군이 스스로 칭하는 국호는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도네츠크·루간스크주에 대한 자국민의 신규 투자, 무역, 금융 활동을 금지하는 행동명령을 발동했다.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도 예고돼 있다.
이로 인해 한국·일본 등 아시아 주요 증시, 미국 뉴욕증시의 선물시장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도 예외가 되지 않았다. 가상화폐의 기축통화 격인 비트코인은 그나마 가격을 방어했지만, 알트코인 일부는 큰 낙폭을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
그중 국내 투자자의 선호도가 높은 리플은 13.56% 폭락한 0.6879달러(약 821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사랑을 받는 도지코인은 9.32% 떨어진 0.1268달러(약 151원)에 거래되고 있다. 빗썸을 기준으로 한 국내 거래가는 리플 844원, 도지코인 155원 안팎으로 해외보다 높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